한일시멘트, 드라이몰탈 탓 '3분기 순손실' 위기 6년간 담합해 제품 가격 인상…과징금 414억 비용 인식 예정
심희진 기자공개 2016-10-07 08:23:19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5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올해 초 시멘트 부문에 이어 최근 드라이몰탈 부문에서도 4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상반기 순이익(388억 원)을 감안하면 오는 3분기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5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2007년부터 6년간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과 드라이몰탈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41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와 함께 2007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평균 주 1회 영업 담당자 모임을 갖고 드라이몰탈 가격을 주기적으로 올려왔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사의 담합으로 일반 미장용 포장(40kg) 가격이 2007년 1900원에서 2013년 3200원으로 70% 가까이 올랐다. 2007년 톤당 3만 6000원이었던 바닥 미장용 가격은 매년 2000~3000원씩 올라 2013년에는 4만 8000원을 기록했다.
한일시멘트는 414억 원의 과징금을 오는 3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388억 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3분기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4분기에 이어 3분기 만에 다시 순손실을 기록하는 셈이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초에도 시멘트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4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를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서를 수령한 후 세부 대응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과징금은 오는 3분기에 비용으로 인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 모래, 혼화제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건축자재다. 물을 붓기만 하면 바로 시공이 가능한 일종의 즉석 시멘트로 비용 감축 효과가 크다. 과거 건설 현장에선 모래를 채로 걸러 시멘트와 섞은 후 사용했지만 드라이몰탈이 나오면서 이 과정이 생략됐다.
한일시멘트는 1991년 국내 처음으로 드라이몰탈 시장에 진출했다. 드라이몰탈의 연간 생산규모는 724만 톤으로, 경쟁사인 삼표산업(140만 톤), 아세아시멘트(130만 톤) 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한일시멘트의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라이몰탈 부문은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 왔다. 시멘트, 레미콘 부문보다 매출액 기여도가 낮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20% 내외로 레미콘보다 높았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인천, 부천), 충청권(공주), 경상권(가야, 함안), 호남권, 제주권(목포) 등 전국에 공급망을 갖고 있어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드라이몰탈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2014년 삼표산업 등이 드라이몰탈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된 탓이다. 한일시멘트는 점유율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드라이몰탈 가격을 지난해 5만 8882원에서 올해 5만 674원으로 약 8200원 인하했다. 판매물량은 늘었지만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드라이몰탈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 상반기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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