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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업계 최초 '3세 경영' 굳힌다 허기호 회장 2대주주 올라…실적 악화·과징금 처분 등 과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6-10-11 07:59:3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0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업계 최초로 3세 경영 굳히기에 들어갔다.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의 장손인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이 보유 지분을 늘리며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숙부인 허동섭 명예회장의 한일시멘트 주식 8만 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허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5.87%(44만 2916주)에서 6.93%(52만 2915주)로 1.06%포인트 상승했다. 허 회장은 허정섭 명예회장(7.95%)의 뒤를 이어 한일시멘트 2대주주에 올랐다.

허 회장의 지분 매입을 통한 경영권 확보는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거래가 발표된 지난 7일 한일시멘트 주가는 전일 종가 7만 3441원 대비 7% 상승한 7만 8200원을 기록했다. 소폭 오른 데 그쳤지만 지난 5월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숙부인 허동섭 명예회장의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순조로운 경영 승계를 위한 오너 일가 내 지분 거래로도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허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의 3세 경영 승계는 지난 3월 허 회장이 그룹 수장직을 맡으면서 본격화됐다. 1997년 입사해 한일시멘트 관리본부장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한 허 회장은 2005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해 왔다.

허 회장의 경영능력은 일찌감치 검증됐다. 허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만의 반도체 검침장비 생산업체인 CCP를 사장 취임 첫해에 인수한 후 2015년 매각해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2011년에는 경쟁사인 성신양회의 드라이몰탈 부천공장을 인수해 이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들어 한일시멘트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꼽힌다. 특히 드라이몰탈 사업이 지난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이 나빠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라이몰탈 부문은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 왔다. 시멘트, 레미콘 부문보다 매출액 기여도가 낮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20% 내외로 레미콘보다 높았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인천, 부천), 충청권(공주), 경상권(가야, 함안), 호남권, 제주권(목포) 등 전국에 공급망을 갖고 있어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 삼표산업 등이 드라이몰탈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다. 한일시멘트는 점유율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드라이몰탈 가격을 지난해 5만 8882원에서 올해 5만 674원으로 약 8200원 인하했다. 판매물량은 늘었지만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드라이몰탈 부문의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과징금 이슈도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2007년부터 6년간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과 드라이몰탈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41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로 인해 오는 3분기 전체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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