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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 '승계 재원' 부담 확대 보유지분 80% 주식담보대출 활용…실적 개선 숙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6-10-14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1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이 3세 경영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보유 지분을 늘려 2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주식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대출로 마련한 탓에 차입금 상환 부담 역시 커진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한일시멘트 주식 12만 주를 담보로 신한금융투자로부터 50억 원을 빌렸다. 대출금의 만기는 내년 4월 5일까지다.

허 회장이 대출을 받은 이유는 한일시멘트 보유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지난 5일 숙부인 허동섭 명예회장의 한일시멘트 주식 8만 주를 72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허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5.87%(44만 2916주)에서 6.93%(52만 2915주)로 1.06%포인트 상승했다. 지분 취득에 투입된 자금 72억 5000만 원 중 대출금 5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22억 5000만 원은 근로 및 배당 소득으로 마련했다.

문제는 허 회장이 지분율 확대를 무조건 반길 수만은 없다는 데 있다. 주식을 매입하는 데 드는 자금을 대부분 대출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04년 3월 6만 3000주, 2009년 2월 2만 주, 2010년 2월 6만 주, 2011년 2월 9만 1000주, 2012년 3월 4만 주, 2013년 2월 2만 주, 이달 초 12만 주 등 총 41만 4000주를 KEB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에 담보로 제공해 비용을 충당했다. 한일시멘트 보유 주식 중 80%를 금융권 대출 목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승계 재원은 확보했지만 이로 인해 허 회장의 차입금 상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허 회장이 금융권에 제공한 주식은 시가총액 약 334억 원(10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다만 이를 맡기고 대출금을 정확히 얼마까지 확보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금융권 주식담보대출은 통상 담보인정비율이 50~60%선이지만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주식담보대출은 오너일가가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주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재산권만 담보 설정되고 의결권 행사 등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주식담보비율은 오너일가의 재정적 열악성을 드러내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실적 개선 등을 통해 주가를 반드시 올려야 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야 허 회장이 담보 재설정을 통해 대출 비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한일시멘트 주가는 지난 4월 11만 950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7만 5700원까지 떨어졌다. 드라이몰탈 사업이 지난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이 나빠진 게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허 회장은 반대매매(대출의 담보로 설정한 주식 가치가 하락할 경우 추가 자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실적 개선 등을 통한 주가 반등이 중요한 과제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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