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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약품, 변화보다 안정 택한 경영체제 제한적 사업다각화, 이한구 회장 지배력 유지 집중

이윤재 기자공개 2016-10-27 08:18:5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약품은 고 이규석 회장이 1965년 설립한 현대소독화학공업에서 시작됐다. 물파스를 앞세워 부를 축적했고 풍전제약을 합병한 뒤 현대약품공업으로 이름을 바꿔 제약사의 길로 들어섰다. 오너 2세 이한구 회장은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듬해인 1989년 '미에로화이바'를 출시하며 성장기반을 다졌다.

거침없던 현대약품이 변곡점을 맞이한 건 2006년이다. 이 선대회장이 타계해 이한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물려받았고, 이때 슈퍼개미 박성득씨가 현대약품 지분을 매집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2년 뒤 박씨가 보유 지분을 매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지만 현대약품은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하는 듯한 경영기조가 자리잡았다.

창립 51주년을 맞이한 현대약품은 지난 수년간 매출액 1100억 원, 영업이익 20~40억 원 안팎을 꾸준히 거두고 있다. 전체 자산규모는 1400억 원을 웃도는데다 이중 자본총계가 11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긴 업력이나 자산규모와 달리 지배구조는 단출하다.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약품을 중심으로 관계회사인 에이앤펩과 바이오파마티스, 계열회사 현대I&S, 현대 B&F 등 4곳이 있을 뿐이다. 바이오파마티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는 현대약품이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사업다각화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I&S는 지난 2006년 현대약품 경영정보팀이 분사돼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이지만 연간 순이익은 1900만 원에 그친다. IBM 계통 솔루션 개발과 오라클 솔루션 구축에 나섰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에로화이바 제조 등을 위해 만든 현대B&F도 성장세는 좋지 않다. 총 자산규모는 3억 원, 순이익은 5300만 원으로 실적이 미미하다. 중앙연구소에서 분리된 에이앤펩은 초기 현대약품이 지분 80%를 가지면서 자회사로 뒀지만 지난해 보유 지분 31%를 매각하면서 관계회사로 바뀐 사례다. 바이오파마티스는 경영수업이 한창인 이 회장의 장남 이상준 부사장이 이끌고 있지만 신약 연구 특성상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첫 자회사였던 현대내츄럴도 현대약품 계열사에서 제외돼 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김영학 현대약품 사장이 직전까지 현대내츄럴 사장을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계열사인 듯 하지만 수년 전부터 현대약품 감사보고서에서 현대내츄럴은 사라진 상태다.

현대내츄럴은 미에로화이바 출시와 함께 만들어진 판매법인이다. 이 선대회장이 대표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으면서 안정적인 판매실적을 올려왔다. 현대내츄럴은 지난 2001년부터 외감대상에서 제외돼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조용왕씨 등 개인 3명이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현대약품 오너일가와 인척관계가 없어 제외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OTC) 위주로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수년째 실적이 정체돼있는 상태"라며 "수백억 원대 투자여력을 갖고 있지만 사업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오너 경영체제 유지에 주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약품 외에 오너 3세가 직접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한 곳에 불과해 향후 승계 재원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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