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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코나아이, 퇴직금 2500만원이 매출 2000억으로①스마트카드 기술로 세계 4위 우뚝…'코나머니'로 제3의 도약

임정수 기자공개 2016-12-12 11:26:19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왔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핀테크 선도업체 '코나아이'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기업이다. 하지만 코나아이가 만든 제품은 국내에서 써 보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의 경제생활 속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

코나아이는 주로 스마트카드와 신용카드 IC칩 운영체계(COS)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국내 1위 업체로, 2015년 말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 국내 대부분의 카드사에 IC칩 운영체계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IC칩이 붙어 있는 카드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코나아이 제품을 사용해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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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아이의 결제 소프트웨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수출된다. 미국 CPI Card Group, 광둥 추티안 드래곤 스마트카드, 베이징 신지에 테크놀로지 등으로 수출이 이뤄진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어선다.

최근에는 유수의 기업들과 함께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카카오 등이 카카오뱅크 설립 파트너로 코나아이에 손을 내밀 정도로 결제 솔루션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정일 대표(현 코나아이 부회장, 사진)가 퇴직금 2500만 원으로 시작한 코나아이는 2015년 말 현재 매출 규모 20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교통카드 사업으로 시작해 COS로 한 차례 사업 모델을 전환하면서 역경을 딛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모바일 선불결제 플랫폼인 '코나머니'로 제 3의 도약을 위한 발을 내 딛었다.

◇교통카드 시장 선도…대중교통 시스템 변화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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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아이는 1998년 KEB테크놀러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기업들의 곡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던 외환위기의 포화 속이었다. 대우정보통신과 한국정보통신 기술연구소 등을 거치며 결제 시장의 미래를 확신한 조정일 대표는 전자 기기와 통신을 활용한 결제 시장 도래를 예감하고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모두가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할 때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에는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았다. 금융 불안 속에서 기술만 갖고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이자가 폭등한 탓에 돈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표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벌일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교통카드를 주목했다.

당시만 해도 교통카드 시장은 초창기였다. 지역에서는 버스와 지하철이 서로 통합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스카드와 지하철카드를 따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부 낙후 지역에서는 토큰(token)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착안한 조 부회장은 국내 최초로 버스와 지하철 통합 교통카드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통합 교통카드는 우리나라 대중교통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 전체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EB테크놀러지가 만든 교통카드는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등 전국 지자체와의 계약이 줄을 이었다. 설립한 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국내 교통카드 업계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전국 지자체로 교통카드 사용이 확산되면서 회사도 급성장했다. 창업 후 불과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코스닥에 등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잘 나가던 교통카드 사업을 매각하고 곧바로 스마트 카드 시장으로 뛰어든다.

◇교통카드 사업 매각…스마트카드로 글로벌 결제기업 '우뚝'

조 대표는 교통카드 시장의 규모가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지방자치단체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시장을 해외로 확대하기가 어려웠다. 입찰에 한 번 떨어지면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도 있었다. 경쟁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에 국한된 교통카드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조 대표는 곧바로 스마트카드 개발에 돌입했다. 고지능 운영체제(OS)와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스마트카드 시장이 금융·통신 분야 등에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카드란 IC칩을 내장해 저장 용량과 보안성을 강화한 것으로 기존 마그네틱 카드를 대체한다.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계기는 자바 기반의 국제규격 카드 개발에 성공하면서다. 2003년 국제 규격 카드를 개발했고, 2005년에는 카드 결제의 국제 표준(EMV)을 획득했다. 업종 전환 과정에서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4~5년간 실적 부진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카드 시장에 대한 조 대표의 비전은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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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이 지금의 코나아이로 바뀐 시기도 이맘때다. 코나아이는 하와이 커피 이름의 코나(Cona)와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의 'I'를 따서 지었다. 코나아이가 개발한 스마트카드는 인도네시아 커피 이름을 사용한 프로그램 언어 '자바(JAVA)'를 사용해 개발됐다. 자바 프로그램처럼 전 세계에서 널리 활용되는 스마트카드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조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2년부터 모든 신용카드와 CMA카드가 IC카드로 교체됐다. 현재 코나아이는 자체 개발한 IC칩의 OS 등 스마트카드 관련 모든 영역의 솔루션을 개발해 ‘코나(KONA)'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90여 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IC칩의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국내 1위, 세계 4위에 랭크돼 있다.

국내 집적회로(IC)칩 운영체계 및 스마트카드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1위다. 세계 시장에서는 5위다. 지난해 매출 2167억원, 영업이익 361억원을 냈다. 10년 전보다 매출은 10배, 영업이익은 30배 이상 늘었다. 90여개국에 수출하며 수출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환경 변화 직면…코나머니·카카오뱅크로 새로운 도전

하지만 스마트카드 시장도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이지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도 스마트카드 시장의 위협 요인이다. 코나아이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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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회사를 도약시킬 세번 째 방안으로 '코나머니'를 내세웠다. 코나머니는 모바일 선불카드 플랫폼이다. 코나머니 결제 앱을 핸드폰에 다운받은 뒤 필요한 선불결제 카드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결제 솔루션이다. 코나머니 개발에 3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코나머니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방성이다. 기존 신용카드는 신용카드사의 전유물이었다. 신용카드사만 신용카드를 발행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카드사가 신용카드를 기획할 때 미리 정해 놓은 가맹점에서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코나머니는 개인 사업자들이 선불카드를 발급하도록 만들어졌다. 가맹점이나 가맹점 연합체가 직접 선불카드를 기획해 코나머니를 통해 런칭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선불카드를 구매해 해당 가맹점에서 사용한다.

또 가맹점이 특정 제품에 대한 할인, 1주년 기념 할인 등의 마케팅 이벤트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기존의 신용카드와는 다른 다양한 혜택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구조인 셈이다.

사용 수수료도 신용카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맹점은 수수료를 절감하는만큼 비용 부담이 줄고, 소비자들에게 좀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기존의 신용카드가 한정된 가맹점을 통해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현재 두레생협, 한국주유소협회 등이 코나아이와 가맹 계약을 맺었다. 여의도를 시작으로 연남동, 홍대, 이태원 등 주요 핫플레스로 가맹 계약을 확장하는 단계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 상인 연합회, 소비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상품 판매 조합 등을 중심으로 가맹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가맹 계약이 충분히 이뤄질 경우 신용카드를 일부 대체하는 카드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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