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3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제약사 안국약품은 경영권 승계와 함께 형제간 분리 경영체제가 구축됐다. 오너 2세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과 어광 안국건강 대표 형제는 각자 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불리고 있다. 이미 형제간 지분 교통정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국약품 창업주인 어준선 회장은 지난 1998년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일찌감치 2세들에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장남인 어 부회장은 35세의 나이에 안국약품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차남 어 대표는 안국약품에서 근무하다 2003년부터 안국건강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재직 중이다.

안국약품은 오너 2세 승계가 이뤄지면서 형제간 지분 교통정리도 끝난 양상이다. 먼저 안국약품은 장남인 어 부회장의 몫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9월말 기준 어 부회장의 안국약품 지분율은 22.67%다. 아버지인 어 회장과 비교해 0.99% 포인트가 적을 뿐이다. 반면 차남 어 대표는 안국약품 지분율이 3.27%에 불과하다. 어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지 않는 이상 어 대표가 형인 어 부회장 지분율을 제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어 대표 몫은 안국약품 관계사인 안국건강이 꼽힌다. 어 대표는 안국건강 지분 56.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안국약품 31.53%, 개인주주 6.48%, 자사주 5.78%로 이뤄져 있다. 안국건강 설립 초기에는 어 회장이 대표이사로 6개월 정도 재직했지만 이후에는 계속 어 대표가 경영을 하고 있다. 오너일가 중에서는 어 대표만 안국건강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안국약품도 안국건강 지분율을 줄여나가는 추세다. 설립 초기 안국약품이 보유한 안국건강 지분이 50%대를 웃돌았지만 수년에 걸쳐 지분을 매각하며 이제는 30%대로 줄었다. 지난 6월까지는 안국약품의 안국건강 지분율이 27%에 불과했지만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이 소폭 늘었다. 업계에서는 안국약품이 이전처럼 안국건강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로 지분율을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형제는 안국약품과 안국건강을 중심으로 각자 계열사를 불려나가고 있다. 안국약품은 지난 6월 복제약(제네릭) 사업을 위해 100% 자회사인 안국뉴팜을 설립했다. 안국뉴팜은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공장을 인수해 제네릭 생산에 나선다. 안국건강도 계열사로 에이케이코프(옛 오메가월드코리아)를 두고 있다. 안국건강이 지분 30%, 어 대표가 19.5%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어 대표 특수관계인들이 나눠 갖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은 장남이 제약쪽을 담당하고, 차남이 건강기능식품사업을 전담하면서 '안국'이라는 브랜드만 공유하고 있다"며 "이미 두 형제가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각자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어 향후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