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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파수닷컴, 보안시장의 파수꾼…닷컴붕괴도 비켜가①삼성SDS 뿌리, 디지털저작권 상용화 '최초'…수익구조 한계 탈피 '속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6-12-19 08:50:34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왔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5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 후반 전세계를 관통한 핵심 사업에서 인터넷 정보기술(IT)을 빼놓을 수 없다. 컴퓨터를 통해 앉은 자리에서 뉴스와 영화, 책을 보고 개인간 메신저 대화 소통까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꿈의 통신망'이 대중화되자 이에 발 맞춰 IT 벤처기업들이 우후죽순 설립됐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IPO에 나선 중소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는 기현상이 줄을 이었다.

'닷컴 버블(dot-com bubble)'은 그렇게 터졌다. 영속성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 사업 방침에 충실하지 못한 채 소위 '잭팟'에 매달렸던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나가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성을 되찾은 주식시장에서 실질적인 기업 밸류에이션이 조명되자 투자자들도 서서히 발길을 끊었다. 버틸 재간이 없었다. 거품은 한 순간 꺼졌다.

하지만 이 시기 탄생해 여전히 우직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중소 IT 기업이 있다.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필수적으로 '파이'가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 분야를 확실히 선정해 묵묵히 관련 사업을 키워온 곳이다. 바로 '파수닷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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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8일 출범한 파수닷컴은 삼성SDS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SDS로 자리를 옮긴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이사(사진)는 1999년 10월 사내 벤처 지원 제도를 활용해 팀원 8명으로 구성된 '사내벤처포트'를 만들었다. "이제는 디지털"이라는 생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했던 조 대표는 1년여 뒤 이들을 끌고 나와 파수닷컴을 설립한다.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기업명은 삼성그룹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의 아이디어였다. 보안솔루션 기업이란 점에 걸맞게 '파수(把守 )'란 이름과 인터넷 도메인 주소인 '.com'을 붙였다. 이름 선정에는 한국 기업이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염원이 담겼다. 사실 당시 닷컴 버블로 해외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메인 주소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있었다.

파수닷컴은 이후 지난 16년 동안 직원수 300여 명, 매출 25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파수닷컴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부문에서 국내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DRM 상용화에 성공한 곳도 파수닷컴이다.

DRM은 데이터 접근 권한을 제어하는 문서 보안 기술로 읽기, 쓰기, 수정 권한 등을 사용자별로 지정할 수 있게 해준다. 일례로 임원이 작성한 문서를 하부 직원들이 읽을 수는 있지만 수정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메일로 보내거나 USB 등 이동식 저장장치 등으로 옮길 때도 해당 보안 체계는 풀리지 않는다.

파수닷컴의 보안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은 현재 1300여 곳을 넘어섰다. 공공기관 및 금융·의료·사기업들 상당수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한국조폐공사, 감사원,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에서부터 삼성그룹, 포스코, 롯데그룹, GS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파수닷컴 사용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인으로 치면 사용자가 250만 명을 넘어섰다.

파수닷컴은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DRM 시장을 넘어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 보안, 콘텐츠 관리,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적극 뻗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년이 이를 위한 투자에 '올인'했던 시기라면, 내년은 이와 관련된 투자 결실을 본격적으로 거두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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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소개된 파수닷컴 '디지털페이지' 설명.

파수닷컴이 DRM 부문을 넘어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근 선정한 공략지점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Business to Consumer)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사업은 기업을 대상으로 보안 솔루션 서비스 상품을 파는 B2B(Business to Business)에 주로 맞춰져 있었다. 이로 인해 잔금이 치러지는 연말(4분기) 시점에 매출과 이익이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B2C 시장에서 성공 없이는 이 같은 사업 구조의 단점을 깰 수 없을 것으로 봤다.

파수닷컴이 B2C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대표적인 상품은 2015년 8월 선보인 디지털페이지(DigitalPage)다. '메모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디지털페이지는 업무와 관련된 정보, 일정, 아이디어, 할일, 음성기록, 사진, 머문 위치 등 일상의 모든 기록을 형식 없이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으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페이지는 선보인지 1년 만에 사용자 50만 명을 넘어섰고, 사용국가도 190여 개 나라에 육박한다.

파수닷컴은 디지털페이지 성공을 위해 연내 미국에 별도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B2C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기존 B2B 사업과 별도의 사업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창업 정신을 담아 핵심 공략지인 미국을 선택했다. 한국 본사에서 13명의 직원이 전담하고 있는 디지털페이지 관련 자산은 영업외양수도 방식으로 연내 분사가 이뤄져 미국 법인으로 옮겨간다. 창업 16년 만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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