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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급증 ING생명, IPO 해도 본전 뽑는다 MBK 인수 후 순자산 2조원 늘어나...저평가된 PBR 적용해도 기업가치 2조원 넘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13 08:05:2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기업공개(IPO)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저평가된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도 투자 원금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ING생명은 순자산이 2조원 이상 불어나 가장 저평가된 상장 생보사의 PBR을 적용해도 기업가치가 투자원금인 1조 8000억 원 이상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매각과 IPO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ING생명은 9일 IPO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모간스탠리가 함께 선정됐다. 모간스탠리는 ING생명의 매각 주관 자문사로 활약하고 있었다. ING생명은 내년 상반기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4월 ING생명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 8000억 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3조 원대에 ING생명을 매각할 복안을 가지고 원매자와 협상을 벌였다.

JD캐피탈,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 중국계 자본들이 ING생명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 한·중간 긴장 관계 조성으로 매각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자 IPO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어 상장에 대한 이점을 찾기는 힘들지만 ING생명은 MBK파트너스 품에 안긴 이후 순자산이 급증하면서 2조 원대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무난하게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2013년 말 ING생명의 순자산은 2조 1875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2조 8262억 원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4조 2608억 원으로 급증했다. ING생명은 다른 생명보험사들보다 수익 창출력이 뛰어나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순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의 기업가치는 내재가치(EV)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하지만 국내 IPO 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PBR로 생보사들의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9일 현재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PBR은 △삼성생명 0.91배 △동양생명 0.7배 △한화생명 0.61배 △미래에셋생명 0.5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ING생명 지난해 말 순자산에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2조 1304억~3조 8777억 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다만 1년 만에 급증한 순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비상장사라 재무제표를 보고 순자산이 급증한 배경을 유추하기 어렵다. 상장 과정에서 명확한 설명을 내놓아야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순자산이 급증해 IPO를 하더라도 MBK파트너스가 손해보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며 "다만 빠른 시간 안에 순자산이 불어난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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