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22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머잖아 사라진다. 21일 간판을 내걸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시한부로 조직이 유지되겠지만, 내년 상반기 안에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선 두뇌 역할을 할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체 수순을 밟더라도 미전실의 기능 중 일부는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에 이전돼 계속 작동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 사태' 연루 문제의 도화선이 된 대관업무와 대외정보수집 업무 등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 3세 승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장에서 미전실 해체를 전격 선언한 것은 국민 여론의 악화와 정치권의 압박 때문이다. 미전실이 정경유착 등 비리의 복마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미전실 해체 선언이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전격적인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전실 조직과 기능 축소는 예상했으나, 해체라는 초강수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 삼성맨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명분과 기회를 찾지 못해 밝히길 미뤄왔던 속내를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극적인 자리에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부이자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만들고,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키워 온 미전실은 현재의 삼성을 만드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공신조직이다. 하지만 그 기여도만큼 이 부회장에겐 부담스런 조직이기도 하다.
지난 2년여 간 와병 중인 부친을 대신해 삼성그룹 대리청정을 진행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친정에 나서려는 이 부회장으로선 그의 시대를 함께 할 새로운 조직과 사람들이 필요한 상태다. 미전실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업무 중 일부가 그의 경영 스타일과 변화된 시대상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미전실 해체는 '우연'이 아닌 '필연'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삼성그룹이 마주한 지금의 위기는 파국을 향한 전조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자 성장통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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