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 난세 속 과제 산적 내부출신 전략·기획통, 경영계획 연착륙 가능…수익성·건전성 '사수' 관건
한희연 기자공개 2016-12-26 08:14:3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번 연속 내부출신 행장이 이끌게 된 기업은행은 일단 김도진 부행장의 내정으로 빠르게 내년 경영계획 추진 등 '경영적인 부문'에서의 연착륙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김 부행장이 직전 경영전략부문 담당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영계획의 연속성 측면에서 외부 출신 행장 등이 왔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당분간의 경영공백 등의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기업구조조정과 금리 인상 등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신임 행장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단순히 수익성이나 경영 측면에서 뿐 아니라 내년에는 정권 교체시기가 맞물려 있어 '국책은행'으로서는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3일 김도진 현 부행장을 기업은행 신임 행장으로 제청했다. 임 위원장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면 최종 확정된다.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내부출신 행장 선임은 어쩌면 예상된 결과다. 또 기업은행에 입행해 전략, 영업, 조직 관리를 두루 거친 김 내정자의 경력을 감안하면, 당국 입장에서는 낙하산 의혹을 잠재우고 어려운 시국에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적임자인 셈이다.
금융위는 "김 내정자는 1985년에 입행해 은행 업무 전반을 두루 담당하면서 영업현장 뿐만 아니라 조직관리와 경영전략에 이르기까지 기관장으로서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며 "기업은행에 오랫동안 재직해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며, 뛰어난 대외협력 능력과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의 기반이 되는 국책은행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의 설명대로 김 내정자는 입행 후 지난 30여 년 간 영업과 전략 등 은행의 주요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지난 2년간은 은행의 경영전략그룹장 역할을 맡으며 전반적인 경영 계획 등에 밀접히 관여하고 있어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다른 인물이 수장을 맡는 것에 비해 특별한 적응기간 없이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이후 은행권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김 내정자에겐 부담요인이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내년에도 이어지고 있어 중소기업으로의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태생적인 이유로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특히 건전성 측면에 바짝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국내 중소기업 대출 중 기업은행의 비중은 지난 2014년 12월 22%에서 2015년 12월 21.7%로 다소 줄었으나 2016년 6월 기준으로는 22%로 올라서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9월 기준 1.42%로 지난해 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0.70%로 지난해 말 대비 0.25%포인트 올랐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의 경기 대응능력이 대기업 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경기 하락 시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구성된 은행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최근 부실이 확대되고 있는 조선 해운업에 대한 비중도 낮게 유지되고 있어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은 타 국책은행 대비 작지만, 최근 국내 기업의 재무 안정성 악화로 한계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여신의 건전성 저하 위험이 증가한 상태로,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건전성 저하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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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건 하에서의 수익성 개선 또한 신임 행장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1.91%였으나, 지난 3분기 말 1.90%를 기록했다.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입장에서 은행의 순이자마진 확대 기조에도 속도상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앞서 김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및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일정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은행의 순이자마진 확대는 중단기간 제한될 전망"이라며 "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대출 부문의 부실위험 증가 등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해 2009~2010년 대손상각비/총여신 비율이 1% 이상으로 상승하는 등 경기변동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시중은행 대비 큰데, 최근 국내 기업 중 한계 기업이 증가하는 등 은행의 손실 확대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은행의 수익성은 중단기간 하락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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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가 닥친 가운데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으나, 기업은행은 아직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과제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기업은행은 지난 11월 가진 임원 워크숍에서 '생존'을 화두로 삼고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건전성 관리와 해외진출·핀테크 등을 통한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은행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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