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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의혹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 [thebell note]

정호창 기자공개 2017-01-18 10:59:0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창업 79년 만에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위기에 직면했다.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1호 기업인 구속수사 타깃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삼성이 최씨와 관련된 미르·K스포츠재단과 법인 등에 지원한 수백억 원의 자금이다. 삼성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강요와 압박에 의해 불가피하게 지원한 자금이라 해명하고 있지만 귀담아 듣는 이는 많지 않다. 대다수 국민과 특검은 해당 자금의 성격을 '뇌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민들이 삼성을 보는 시선은 복마전(伏魔殿)에 가깝다. 그룹의 이익이나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선 어떤 부정행위라도 저지를 수 있는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청문회를 비롯해 연일 쏟아지는 의혹 보도 등에서 평가하는 삼성은 가히 무소불위의 기업이다. 정보 수집능력은 국가정보원을 능가하고, 상장기업 주가 등락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묘사된다.

현재 이 부회장과 삼성이 받고 있는 혐의와 의혹들 대부분이 이 같은 인식과 전제를 기저에 깔고 있다.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씨의 존재를 막강한 정보력으로 오래 전 파악해 경영권 승계 작업 등에 특혜를 얻을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특검과 국민들이 품고 있는 의심이다.

하지만 삼성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식에 대해 '과대평가'라고 일축한다. 그저 다른 기업들보다 조금 나은 정도인데, 우리 사회가 삼성에 대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환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에 대한 세간의 맹신을 사실로 본다면 적지 않은 의문과 마주하게 된다.

최씨의 위세와 대통령과의 관계를 그렇게 잘 알았다면 이 부회장이 독대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질책을 들을 정도로 승마협회 지원에 왜 그렇게 뜸을 들였을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유리한 합병비율을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능력이 있었다면 왜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를 끌어 올리지 않아 국민연금의 손실 논란을 자초했을까? 최씨에게 세상 모르게 뇌물을 제공할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데 왜 그렇게 증거를 많이 남기는 어설픈 방법을 사용했을까? 등등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삼성에 대한 평가가 맞다면 무슨 까닭인지 최씨와 관련된 일을 전혀 '삼성답지 않게' 처리한 셈이 된다. 반대로 세간의 의심과 달리 삼성이 최씨의 실체 등을 정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면 특검 수사결과에 의문이 쌓일 수밖에 없다.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특검은 과연 이 같은 미스터리에 대한 답을 법정에서 명쾌하게 풀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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