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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EO추천위, 황창규 연임 딜레마 경영성과 '합격점'… 정권 교체시 조기 퇴임 '리스크' 고민

정호창 기자공개 2017-01-24 08:18:2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3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CEO추천위원회가 황창규 회장의 연임 추천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황 회장이 보여준 경영성과는 '합격점'을 줄 수 있으나, 연임 후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황 회장 의지와 무관하게 임기를 지키지 못하고 조기에 퇴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하지만 현 상태에선 황 회장을 대체할 새 수장을 물색하기도 여의치 않아 추천위가 딜레마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 CEO 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황창규 회장 연임 심사를 위한 첫 회의를 진행한 후 현재까지 적격 여부를 논의 중이나 아직 뚜렷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황 회장의 취임 후 경영 성과나 빠듯한 CEO 선임 일정 등을 감안하면 연임 추천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외부 변수들이 적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창규회장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상태라 추천위가 우선 황 회장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설 연휴 전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T 내부에선 선임 일정 등을 감안하면 심사결과 발표가 늦어질수록 다른 CEO를 선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추천위가 황 회장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을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KT는 지난 4일 사외이사 7인, 사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CEO 추천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김종구 사외이사다. 사내이사 중에는 구현모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유일하게 추천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KT 임직원과 CEO 추천위원들의 황 회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2014년 초 회장에 취임한 후 경영실적 개선의 공을 거뒀고, '기가토피아'와 '5G 시대 선도' 등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 KT의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전임자인 이석채 전 회장이 주력한 사업 다각화 전략을 버리고 본업인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KT의 펀더멘털과 경영실적을 전보다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취임 첫해인 2014년 부실 계열사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 단행 여파로 406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이듬해인 2015년 1조 29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지난해엔 9월 말까지 2015년 연간 실적에 맞먹는 1조 25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4분기 실적을 포함할 경우 1조 4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선 이통시장이 포화 상태에 진입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점과 비교해 황 회장 취임 후 KT의 실적 개선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문제는 황 회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한 CEO라는 점과 최근 정국을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KT는 최씨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차은택씨의 지인 두 사람을 임원으로 선임했고, 차씨 관련 회사에 광고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밝혀져 비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황 회장은 특히 취임 일성으로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한 뒤 청탁 인사를 수용한 점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내부 임직원 일부에서도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바로 이 점이 KT CEO 추천위를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경영성과나 비전 제시 등에선 합격점을 줄 수 있으나, 연임 성공 후 황 회장과 KT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으나 현재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으로 확실한 주인이 없어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는 기업이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 수장 역시 청와대와 정부의 뜻에 따라 교체되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재계와 이통업계에선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정권이 바뀔 경우 KT 수장이 다시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T CEO 추천위가 황 회장 연임 심사에 대한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KT 수장 자리가 사실상 정권의 전리품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현 정부에서 선임한 황 회장을 연임시키는 것은 사실상 시한부 CEO를 선임하는 리스크를 지게 되는 셈이 된다"며 "차라리 공개 절차를 통해 명망있는 새 CEO를 영입하고 차기 정부에게 수장 교체의 명분을 주지 않는 것이 KT의 미래를 위해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KT 내부에선 민영화된 기업의 CEO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황 회장이 권력 상층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은 비판받을 일이지만 불가항력적인 사안이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기업 CEO인 만큼 철저히 경영성과에 대한 공과와 리더십 등만 냉정히 평가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정치적 외풍에 대한 고려는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황 회장 연임이 결정된다면 차기 정부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임기를 보장해 더 이상 KT 수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 취급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KT의 미래는 KT 임직원과 주주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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