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전쟁' 오뚜기의 판정승? 농심 인상 불구 동결 결정, 점유율 확대 기대 고조
김기정 기자공개 2017-02-27 08:32:43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가 경쟁사인 농심의 라면값 인상에도 불구 동결을 결정했다. 업계 예상과 달리 가격 경쟁을 택하면서 수익성 확대에 기대를 걸었던 시장의 분위기는 반전됐다. 아직 장기적 효과를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오뚜기의 외형 성장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라면값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오뚜기가 라면값을 인상한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12월 업계 1위인 농심이 라면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하자 식품업계는 2위업체인 오뚜기의 행보에 주목했다. 가격 동결을 예측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진짬뽕 인기가 다소 누그러지자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오뚜기는 인상에 동참하지 않고, 가격 경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농심이 라면값을 인상했을 때만해도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에 비해 라면값 인상률은 지나치게 낮았고, 이로 인해 확대된 판관비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심의 라면값 인상은 지난 2011년 말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오뚜기의 동결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쟁사 가격 인상 반사 이익을 그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미 농심의 지난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자 가격 인상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오뚜기는 최근 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초 18.9%였던 그 비중은 진짬뽕의 히트로 지난해 초 24%대로 반등한 후 하반기 21%대로 추락했지만 지난해 말 다시 25.6%로 크게 올랐다. 라면에 대한 소비자 성향이 매우 보수적이고, 내수 시장의 성장성이 낮음에도 이 같은 외형 확대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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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이번 가격 동결로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뚜기는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점유율을 확대해가는 영업 방식을 고수해왔다. 대표 상품인 카레, 케첩, 마요네즈 등은 모두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따르고 있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이뤄 높은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은 식품업계에서도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라며 "두 경쟁사의 상반된 가격 정책에 따른 장기적인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오뚜기의 양적 성장을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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