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테크업플러스 선정 '미스터리' 회사 측 "기술유출 우려로 정보 공개 제한"···업계 "이해불가" 반응
이호정 기자공개 2017-03-03 08:23:51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과 퓨처플레이가 최근 '아모레퍼시픽 테크업플러스(테크업플러스)'에 참여할 스타트업 5곳을 선정했다. 하지만 뷰티·헬스케어 분야에 기술력을 갖춘 곳이란 정보 외에는 어떤 것도 밝히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이 확대되고 있다.아모레퍼시픽 측은 선정된 기업 등의 정보가 공유되면 기술 등의 유출이 우려돼 비공개를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는 엑셀러레이팅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입맛에 맞춰 아이템 등을 변경하기 위해 비공개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퓨처플레이는 최근 테크업플러스에 참여할 5개 스타트업 선정을 끝마치고, 지난 21일부터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테크업플러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사의 공동 엑셀러레이팅 모델이다.
테크업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모집공고를 낸 당시부터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모레퍼시픽이 엑셀러레이팅을 주도하는 만큼 기술개발만 끝마치면 사업화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또한 선정된 스타트업을 통해 향후 뷰티·헬스케어 사업이 나아갈 방향 등을 체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연히 선정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과 퓨처플레이는 이번에 선발된 5개사가 △IoT 기기 △향수 추천서비스 △향균 코팅 기술 △AR 시뮬레이션 솔루션 △머신러닝 기반 분석 소프트웨어 등에 기술을 가진 곳이고, 이 중 한 팀은 싱가폴인으로만 구성된 해외 스타트업이란 일부 정보만 공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퓨처플레이 측 스타트업과 논의한 끝에 엑셀러레이팅 과정에서 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섹터만 공개하게 된 것"이라며 "기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개선한 방식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크업플러스는 1, 2단계로 나눠 투자가 이뤄진다"며 "이번에 선발된 스타트업 5곳은 일반 벤처캐피탈이 (스타트업에) 최종적으로 투자하는 금액과 엇비슷한 수준의 1단계 투자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벤처업계는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투자를 결정하고 선정한 스타트업을 비공개한 게 기술유출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멘토링을 통한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기본 정보를 공개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할 후보군을 추린 것을 선정했다고 오용한 게 아닌지 싶다"며 "그게 아니라면 아모레퍼시픽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비공개했을 수도 있고, 개발에 진척이 없을 경우 (선정한 스타트업의) 교체 등을 염두하고 비공개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벤처투자 업계의 이 같은 반응에 표현의 차이로 인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후보 및 선발이란 표현 대신 선정했다고 밝힌 것은 스타트업 투자를 일회성을 그치는 게 아닌 육성해 후속투자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며 "1단계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5곳은 6개월 후 졸업심사를 받게 되고, 이 중 심사를 통과한 팀은 2단계 투자를 받는 만큼 기존 시스템에 플러스알파 개념이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팀 선발이 많다 보니 부득이하게 비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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