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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플렉스, 적자 경영에도 이광식 사장 재선임 '애플 수주' 덕 임기 2년 영업손실 1300억…애플 공급 앞둬 '변화'보다 '안정' 평가

이경주 기자공개 2017-03-24 08:19:2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 계열 전자계열사 인터플렉스가 이광식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지난 2년의 임기 기간동안 13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으나 회사 운명이 달린 애플 공급을 앞두고 있어 경영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평가다.

인터플렉스는 오는 24일 경기도 안산시 본사 스마트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대주주측 지분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 사장 연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플렉스 최대주주는 영풍그룹 계열사 코리아써키트로 지분율이 34.81%다. 지주사 영풍(13.28%)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하면 대주주측 지분은 54.78%에 달한다.

이 사장은 경북대학원 전자공학과(박사)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 CEO다. 삼성SDI에 1984년 입사해 상품기획팀장(상무)을 지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처음으로 가장 얇은 HDTV용 브라운관을 개발해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코닝정밀유리를 거쳐 2010년 인터플렉스에 합류했다.

이 사장은 기술본부장을 맡아 인터플렉스 주력 제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삼성전자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유치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5년 만인 2015년 3월 20일 대표로 선임됐고 이달 20일로 2년 임기를 마쳤다. 이번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2년 후인 2019년 3월까지 새 임기를 보내게 된다.

이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기 첫해인 2015년 인터플렉스는 영업손실 848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516억 원 적자를 냈다. 2년 간 누적적자가 1363억 원에 달했다. 연간 매출이 5000억 원 수준인 기업에 상당히 규모가 큰 손실이다.

인터플렉스 실적

최악의 시기에 회사를 이끌게 된 영향이 컸다. 전임 배철한 전 사장 시절 단행된 무리한 시설투자(CAPEX)가 짐으로 돌아왔다. 인터플렉스는 2012년 안산에 있던 3개 FPCB 공장을 현 본사 스마트센터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500억 원 규모의 증설투자도 병행됐다.

덕분에 인터플렉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감가상각비로 600억~800억 원을 반영해야 했고 지난해는 약 300억 원을 소진했다. 올해도 감가상각비는 약 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설투자를 늘린 것에 비해 FPCB 수요는 스마트폰 시장 둔화로 늘어나지 않았다. 인터플렉스는 공장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도 벌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인터플렉스 영업손실 규모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이는 감가상각비 축소 때문이다. 하지만 순수 영업성과를 나타내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함께 악화됐다. 에비타는 2014년 87억 원 적자에서 2015년 158억 원, 2016년 221억 원 적자로 해마다 불어났다. 이 사장 임기 동안 회사 경쟁력이 더 취약해진 셈이다.

이 사장은 임기 말기에 '애플 수주'라는 대형 호재를 만나 그 간의 부진을 상쇄할 기회를 잡았다. 인터플렉스는 애플 아이폰8(가칭)용 디스플레이 FPCB와 터치스크린패널(TSP) 주요 공급사로 선정돼 올해 매출이 전년의 두 배 규모로 퀀텀 점프하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영풍그룹이 애플 공급을 눈 앞에 둔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진에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인터플렉스는 내달부터 애플용 FPCB 양산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그룹이 애플 수주 이후 공급 차질을 피하기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애플에 공급하는 리지드 플렉서블 PCB(RF-PCB)은 이 사장이 오기 전부터 강점을 갖고 있던 제품이기는 하다"며 "애플 수주는 7~8년 전부터 애플 구매팀과 관계를 다져온 해외 마케팅본부 임직원들의 역할이 컸고 이 사장도 분기에 한번 꼴로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협상에 나서는 등 일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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