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감소' 남양유업, 금융투자 외도 급증 [Company Watch]단기투자자금 자산 비중 22%, 금융상품 거래 활발
김기정 기자공개 2017-05-23 08:11:28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2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자금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돈다.남양유업의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규모는 1분기 기준 1405억 원이다. 전체 자산 총계(1조 175억 원)의 14%, 유동자산의 24%에 각각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은 주로 단기간 내에 매각하거나 단기적 이익 획득을 목적으로 취득하는 금융자산이다. 주식과 공동으로 관리되는 특정 금융상품 및 파생상품 등을 포함하는 자산으로 평가손익은 당기손익으로 인식된다.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비슷한 성격의 자산인 단기금융상품 보유 규모는 866억 원이다. 이를 포함하면 전체 자산에서 시세 차익을 위한 단기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에 달한다.
남양유업의 당기손인인식금융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파생상품(556억 원)이다. 주식과 채권 등 단기매매지분증권 보유 금액이 437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411억 원은 수시입출금식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들어가 있었다.
거래도 활발히 하고 있다. 1분기에만 새로 취득하고 처분한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규모는 각각 210억 원, 372억 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창출된 평가이익(27억 원)과 평가손실(16억 원), 처분이익(4900만 원) 등을 따져봤을 때 거둔 투자수익은 12억 원 수준이다.
보수 색채가 강한 식음료업계에서 이처럼 적극적으로 금융투자에 나서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동일업종 대표 비교기업인 매일유업의 경우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을 지난 5년 간 한 번도 보유한 적이 없다. 단기금융상품은 408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2015년에는 그 금액이 82억 원에 불과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은 없었고 단기금융상품을 1781억 원어치 가지고 있다. 절대적인 규모는 남양유업보다 크지만 전체 자산 규모(15조 3905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그쳤다.
남양유업은 지난 수 년 간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을 크게 늘려왔다. 2012년 1054억 원이었던 그 규모는 이듬해와 그 다음해 483억 원, 346억 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2015년 609억 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에는 1555억 원으로 2배 이상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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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투자 자금을 대거 늘린 이유는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둔화되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2년 1조 3650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와 그 다음해 각각 1조 2299억 원, 1조 1517억 원으로 10%, 6%씩 감소했다. 2015년 1조 2151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을 시작한 후 2016년 1조 2392억 원으로 다시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5년 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1위 자리도 내줬다. 2012년 매일유업의 매출액(1조 723억 원)은 남양유업의 80%에도 못 미쳤지만 그 다음해 남양유업을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매년 외형을 키웠고, 지난해에는 남양유업보다 32%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추이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영업이익(418억 원)은 2012년(637억 원)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26억 원으로 남양유업보다 100억 원 이상 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을 보고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을 늘리기 위해 금융투자를 확대했다"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추이와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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