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금융사, 1H 11개 등록, 전년比175%↑ [thebell League Table-VC]설립 자본금 100억원 완화된 영향...창투사 신규 설립 감소
박제언 기자공개 2017-07-05 08:20:2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4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이하 신기술금융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신기술금융사의 설립 요건이 완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소기업청이 감독하는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의 신규 설립은 전년동기대비 오히려 줄어들었다.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한 법인은 총 11개다. 이는 전년동기 4개사보다 7개사나 늘어난 수치다.
이중 동부캐피탈,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비씨카드 등 3개사는 기존 △할부금융업 △증권업 △신용카드업 외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추가로 등록한 경우다. 나머지 8개사는 온전히 신기술사업금융업만으로 등록된 회사다.
이같은 수치는 상반기 신규로 등록된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 개수와 큰 차이를 나타낸다. 상반기까지 중소기업청에 새롭게 등록된 창투사는 코메스인베스트먼트와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등 2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창투사의 신규 등록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총 7개사가 신규 등록됐다. 매달 평균 1개씩 새로운 창투사가 업계로 진입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창투사 등록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5월말 이후 새롭게 접수된 건은 없다"면서도 "신기술금융사와 관련된 문의는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완화된 신기술금융사 요건..신규 등록 현저히 늘어
창투사보다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등록이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신기술금융사의 투자 제한이 창투사보다 적기 때문이다. 설립 자본금 요건이 완화된 점도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등록을 늘린 요인이다.
신기술금융사의 설립 자본금 기준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낮아졌다.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기존 200억 원의 신기술금융사 자본금 요건을 100억 원으로 완화했다.
신기술금융사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으로 대기업 외 대부분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 방식도 자유롭다. 법적으로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하면 된다. 신기술사업자란 기술보증기금법에서 정의된 기술을 개발하거나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기업과 산업기술연구조합 등을 말한다.
이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나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울타리에 갇힌 창투사와는 다른 셈이다. 창투사의 경우 상장사 투자는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 초기기업 투자나 해외진출 기업 지원 등 정책 목적의 주목적 투자 외 투자는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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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금융사-창투사, 제도 통합론
신기술금융사의 등록요건 완화는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간 기싸움의 산물이다.
벤처정책을 주관하던 부처는 중기청이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모든 부처는 벤처와 연관된 무언가를 해야 했다. 정권이 슬로건으로 내건 '창조경제'가 결국 벤처로 귀결돼 갔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은행이나 증권사, 카드사에 밀려있던 신기술금융사를 창조경제의 첨병 역할을 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위는 성장사다리펀드를 내놓고 신기술금융사를 통해 벤처기업 지원, 즉 창조경제에 일조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성장사다리펀드는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와 벤처정책자금의 양대축을 이룰 정도로 급성장했다. 신기술금융사도 양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번 정권의 벤처정책이다. 정부에서 중기청을 승격해 중소기업벤처부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중기청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금융위의 벤처 관련 정책도 신설되는 중소벤처부에 통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흩어진 벤처 관련 법들을 통합해야 한다"며 "신기술금융사와 창투사의 통합이 아니라 신기술투자조합이나 벤처조합을 하나의 형태로 통합하고 이를 하나의 부처에서 관리하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된 조합을 현재 투자시장 환경에 맞게끔 신기술투자조합처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술금융사 등록 이유 '가지각색'
설립 요건이 완화된 시점부터 신규로 등록된 신기술금융사는 총 16개사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2개월간 총 5곳이 신기술금융사로 등록됐다.
이들 중 자본금 100억 원 완화 조건으로 최초 등록된 곳은 액시스인베스트먼트다. 코스닥 상장사 SGA솔루션즈가 최대주주인 신기술금융사다. 시스템 통합(SI)과 인증·클라우드 분야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쌓고 있는 SGA그룹의 은유진 대표가 설립한 신기술금융사다. 벤처기업 투자와 신기술 발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엠비인베스트먼트와 제미니투자는 창투사에서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한 곳들이다. 제미니투자의 경우 자본금을 200억 원으로 늘리며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하기도 했다. 두 곳 모두 창투사보다 자유로운 투자를 하기 위해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옐로우독이나 프로듀서 양현석 씨의 YG플러스가 최대주주인 YG인베스트먼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현대투자네트워크 등은 유명인의 후광으로 등록 시점부터 주목을 받은 곳들이다.
옐로우독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를 위해 이재웅 대표가 설립한 신기술금융사다. YG인베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화장품이나 엔터테인먼트사 투자를 한 경험을 살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기술사를 설립했다. 현대투자네트워크 역시 현대그룹에서 벤처투자와 사모투자(PE)를 동시에 진행하며 신사업 발굴을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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