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세 승계 마중물 '오뚜기SF·애드리치' [오너십의 탄생]③함윤식 씨 개인 지분 보유...'일감 수혜' 매년 배당 실시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08 08:25:0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7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에서 함영준 회장으로 오뚜기 2세 승계가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승계 구도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 원칙을 따랐다는 점에서 함 회장 장남인 함윤식 씨가 적통 후계자로 부각되고 있다. 승계 절차가 본격화되면 윤식 씨가 개인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들이 디딤돌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함 회장은 슬하에 연지 씨, 윤식 씨 1남 1녀를 두고 있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고 있어 후계 구도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장남 윤식 씨에 맞춰지고 있다. 현재 윤식 씨는 2.04%(7만 130주)의 오뚜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주주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반면 연지 씨는 절반 수준인 1.16%(4만 주)만 갖고 있다.
25일 종가 기준(79만 5000원)으로 윤식 씨 보유분 시가는 557억 원에 달한다. 연지 씨 보유 지분 가치도 300억 원이 넘는다. 다만 차기 후계 구도를 구축하기에는 아직 소수 지분에 불과하다. 지배력 강화를 위한 추가 지렛대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오너 3세 소유의 계열사 지분들이 결국 승계 마중물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승계 재원을 마련하거나, 직접 오뚜기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윤식 씨는 현재 오뚜기 외에 수산물 가공·판매 계열사 '오뚜기SF'와 광고 계열사 '애드리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은 그룹 수직계열화 시스템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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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 씨가 처음부터 오뚜기SF 주주였던 것은 아니다. 2013년 말까지만 해도 오뚜기가 4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나머지 지분을 상미식품과 오뚜기라면 등 계열사들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오뚜기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전량 함 회장과 윤식 씨에게 매각하면서 주주명부가 완전히 바뀐다. 매매 대상 주식 52.9% 가운데 38.5%(13만 1000주)는 윤식 씨가, 나머지 14.4%(4만 9000주)는 함 회장이 취득한다.
기존 주주였던 상미식품과 오뚜기라면은 이 때 오뚜기SF 지분을 주당 약 2만 7000원에 처분했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보면 윤식 씨는 오뚜기SF 주식 매입 비용으로 총 35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식 씨 나이가 23살이었다.
공교롭게 오뚜기SF는 함 회장 부자의 지분 취득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2014년 225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437억 원까지 늘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내부일감이 있었다. 실제 같은 기간 내부 매출 거래가 144억 원에서 329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전체 매출에서 내부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64%에서 75%까지 상승했다.
배당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다. 윤식 씨가 주주로 참여하기 전까지 오뚜기SF는 수년간 배당이 없었다. 하지만 주주 참여 이듬해인 2015년부터 배당이 시작했다. 먼저 그 해 3억 4000만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지난해에도 똑같은 금액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지분율에 따라 윤식 씨는 단 두 해 동안 총 2억 62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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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SF는 배당재원이 되는 잉여금이 여전히 160억 원이나 남아있다. 또 순자산액(197억 원)만 따져도 윤식 씨 지분 가치는 이미 최초 투자액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탄탄한 수직계열화 시스템의 수혜를 받으면서 기업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애드리치는 오너 일가 가족회사다. 함 회장(33.33%)이 최대주주고, 두 자녀인 윤식 씨와 연지 씨가 각각 지분 16.67%씩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 소유 지분율만 66.7%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은 오뚜기라면과 오뚜기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애드리치는 기업공시를 시작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계열사들로부터 10억~20억 원 대의 광고 일감을 받고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 규모다. 든든한 실적 안전판을 보유한 덕분에 지난해 17%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애드리치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총 지급 배당금만 14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윤식 씨도 총 2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차기 승계를 위해서는 오뚜기 지배력 확대가 필요한 만큼 결국 3세들은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밑천 삼아 승계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3세 소유 계열사들의 성장 추이와 배당 정책이 새로운 승계 관점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가장 확실한 승계 지렛대가 된다"며 "오뚜기 오너일가도 선제적으로 계열사에 직접 출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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