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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매각작업 '꼬이네' 회장 교체, 매각시 1조 손실..'타당성' 의문 시각 고개들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9-12 11:24:3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회장의 갑작스런 교체로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구조조정 절차 역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임원 대거 감축을 계획했지만 앞서 본부장급 인사 3명 퇴임을 끝으로 인위적 인력 축소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매각 절차 자체도 어떤 결과를 맞게 될 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임원 감축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이동걸 전 회장이 7일 퇴임하고 동명의 이동걸 동국대 교수가 내정돼 취임 절차를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PE실에서 관리 중인 대우건설의 임원 축소를 위해서는 회장의 최종 재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결제권자가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셈이다.

임원 감축을 위해 지난달 상무급 이상 임원에게 받아둔 일괄사표는 회사를 이미 떠난 4명을 제외하고 아직 한 명도 결제 처리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지시로 8월 말 상무 이상 임원 40여 명에게 일괄사표를 받아뒀지만 조직재편 당시 퇴사한 본부장급 인력 3명과 이직자 1명을 제외하고 사직서가 처리된 인사는 없다"고 전했다.

일괄 사표를 받아둔 지 한 달여 넘게 지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금에 와서 이를 처리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여가 벌써 지났고, 이는 지난달 말 있었던 조직재편 후 곧바로 실장을 맡지 못한 인사들의 임원 감축을 단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지금에 와서 한 달여 전 받은 일괄 사표를 처리하는 건 다방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기존 이동걸 회장 하에서 구상했던 대우건설 매각 전 인력 감원 계획은 단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향후 인력 감원은 정기 인사 시즌에 맞춰 실현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 이상 임원의 경우 연간 단위 재계약을 맺는 방식의 근로자이기 때문에 정기 인사에서 자리를 맡지 못하면 자동 계약 종료로 퇴사하게 된다. 대우건설의 정기 임원인사는 통상 매년 12월 단행돼 왔다.

산업은행 회장 교체로 대우건설 매각도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 지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현저하게 낮은 주가를 이어가고 있고 산업은행은 현 수준에서 매각시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를 통해 50% 넘는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이면서 주당 1만 8000원, 총 3조 원을 들였다. 주당 매각가가 1만 3000원 이상이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정작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6900원으로 매각 실현시 1조 3000억 원 넘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은 서둘러 대우건설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짓고 이달 말까지 매각 공고를 내겠다는 생각이었다. 내달 10월 펀드 만기 전 매각 계약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임원 감축 등 구조조정은 당장 진행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신임 회장이 과연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까지 대우건설 매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릴 지도 불확실하다. 이동걸 내정자는 금융권에서 '원칙주의자'로 유명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우건설 매각을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도 시장 일각에서 재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사실 이전부터 산업은행이 추진해왔던 매각 일정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많았다"며 "매각 공고 후 한 달 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매각 거래가 빠르게 종료되는 경우는 물 밑에서 협상자와 논의를 오랜 기간 진행한 경우가 아니라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장 교체로 산업은행의 성급한 매각 계획은 더욱 성사가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내부에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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