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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대선조선 매각 '제3자배정 유증' 방식되나 3700억대 자본잠식, 매각과 동시에 해소 구상

김장환 기자공개 2017-10-24 16:32:08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3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대선조선 매각 절차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은 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본잠식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 같은 방식 외에는 별 다른 수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이날 대선조선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한 달여 정도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 받은 뒤 적정 후보를 선정해 올해 내에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선조선은 2010년 자율협약에 돌입해 대주주가 채권단으로 전환된 뒤 7년 만에 제대로 된 주인을 맞이할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원매자를 순조롭게 찾을 수 있을 지는 의문시된다. 영업활동 여건이 크게 개선된 상태가 아닌데다 대규모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대선조선은 올 상반기 67억 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51억 원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통화선도거래이익이란 일회성 요인 덕분이었다. 지난해부터 순이익이 흑자 흐름으로 전환되기 시작했지만 당시 이익 역시 채권단 채무면제이익이 반영된 덕분이었다.

올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696억 원이다.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감자를 통한 자본잠식 해소는 불가능해 보인다. 보통주자본금이 77억 원에 불과하다. 이 기간 결손금이 5771억 원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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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은 매각과 동시에 자본잠식이 해소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자본잠식 해소 방안을 매각 구조에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 가지 방식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를 위해서는 거액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게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수출입은행이 직접 유증 후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 매각 구조에 자본잠식 해소 방안을 반영하겠다는 것은 결국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선조선을 팔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대략적인 매각가 역시 가늠해볼 수 있다. 추가적인 감자와 동시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잠식을 해소한다고 보면 최소 3000억 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결국 대선조선 최소 매각가를 이 정도 수준에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실상 대선조선 부동산을 파는 거래로 마무리된다고 볼 수도 있다. 올 6월 말 기준 대선조선 보유 토지는 2243억 원, 건물이 336억 원이다. 부산 영도조선서와 대선조선소 등 부동산 평가 가격이다. 부동산 가격만 2579억 원에 소폭 웃돈을 얹으면 대선조선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이를 고려해 가격을 대폭 올리면 원매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6~7여개 업체가 대선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가격만 따져도 약 3000억 원 가격에 인수시 크게 손해 볼 게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대선조선이 수주물량을 내년도까지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대선조선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내년부터 조선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정작 국내 중견조선사 상당수가 최근 몇 년 새 워크아웃, 법정관리 혹은 파산 직전 상태에 내몰렸다. 대규모 조선사 역시 열악한 업황에 유례없는 혹한기를 견디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선조선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선조선은 매각 거래에 실패하게 되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오래 전부터 단행해온 중견조선사 통폐합 구상안에 포함돼 구조조정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산을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 역시 동원될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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