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사장 후보 이정환' 둘러싼 논란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 단기간에 또 공석되나 '우려'
김장환 기자공개 2017-12-05 09:09:22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금융공사 유력 사장 후보로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급부상하면서 조직 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이 전 이사장을 따라 붙었던 '낙하산' 문제에 따른 논란뿐만이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전 이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불거지고 있는 사안이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부산 모처에서 열린 주택금융공사 사장 후보 면접에는 총 5명 후보가 참석했다. 서류전형을 통한 '롱리스트' 선정 과정에 선출된 후보자는 총 6명이었지만, 1명이 면접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후보군이 좁혀졌다.
이 중 가장 눈에 띄었던 후보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주택금융공사 현직이거나 몸을 담았던 전직이었고, 이 전 이사장만 외부 출신이었다는 말이 들린다. 주택금융공사 내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도 바로 이 전 이사장이다.
주택금융공사 안팎에서 이 전 이사장이 차기 사장에 선출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현 정권과 친분 때문이다.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거쳐 부산지역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왔다가 낙마한 이 전 이사장은 문재인 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을 맡기도 했다. 총선 출마를 결정했던 것도 문 대통령의 권유에 따른 행보였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에서 당시 물러났던 것도 이명박 정부와 거리가 먼 인사란 점이 컸다는 평가다. 노무현 정권 당시 인선에 통과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부임한 이 전 이사장은 2008년 3월 부임하자마자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정권이 교체된 직후였다. 부임 1년 6개월 뒤 사임한 이 전 이사장은 박영준 전 국무차장, 윤진식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퇴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주택금융공사 신임 사장에 이 전 이사장이 부임할 경우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준정부기관이고, 또 '깜깜이' 인선을 단행하면서 현 수준에서는 잡음이 많지 않은 상태이나 최종 후보자로 이 전 이사장을 올리게 되면 조직 안팎의 논란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올 8월 BNK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했을 때도 낙하산 인사로 규정돼 부산은행 노조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주택금융공사 조직 내부 구성원들이 이 전 이사장 선출 가능성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건 단순 낙하산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13일 전국에서 제7회 지방선거가 열린다. 시장과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해 재보궐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부산지역에서 이 전 이사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계 진출을 재시도할 가능성인 높은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정환 전 이사장은 부산 남구갑에 두 차례 출마했을 때 모두 간발의 표차로 낙선했었고, 그만큼 재도전 의사도 아직까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지역 사회에 거론돼왔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이 만약 사장에 선출된 후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계 진출을 재차 노리게 되면 주택금융공사는 수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으로 남겨지는 부담을 또 다시 떠안아야 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정부가 제때 인선을 해주지 않아 10월 말 임기가 만료된 김재천 사장 체제가 길어지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전 이사장이 주금공 사장 자리에 간다고 해서 정계 진출을 완전히 포기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주금공 직원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 전 이사장이 부임한 후 단기간 내에 자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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