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05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IB부문은 통합 원년인 지난해 기업금융, 구조화 및 부동산금융 등 산하 본부들의 알토란 활약으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단 ECM본부만큼은 예외였다. 리그테이블 실적이 중위권을 맴도는 등 외형상 성적표는 합병 전보다 부진했다.실제 ECM본부는 지난해 실적이 주춤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과 성과 대비 과중한 인건비가 결정적이었다. ECM본부의 인력은 2016년 당시 20명을 조금 넘었지만 지난해 32명으로 증가하면서 비용이 급증했다.
하지만 ECM본부의 한 해 평가를 외형 성적표 만으로 재단하긴 힘들다. IPO가 장기 비즈니스란 특성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력 IPO나 프리IPO에서의 ECM본부 성과는 상당했다. 올해 이후 과실을 맺을 수 있는 밑거름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우선 KB증권은 스몰딜 하우스란 이미지 탈피에 공을 들였다. 빅딜 레코드가 전무한 소형사의 한계를 넘기 위해 ECM본부는 단기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대기업 IPO 딜 확보에 매진했고 힘을 쏟아 부었다. 덩치에 걸맞는 빅딜을 원한 KB지주의 주문도 작용했다.
당장의 성과도 있었다. 제일홀딩스(공모규모 4218억 원) IPO는 첫 작품이었다. 상장 연기로 레코드에 올리진 못했지만 이랜드리테일(1조 원 관측) 딜 역시 KB증권의 위상을 올렸다. 골프웨어 업체 크리스에프앤씨,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주관사 자격도 따냈다.
프리IPO는 경쟁 하우스보다 한 발 앞서 나갔다. 지난해까지 축적된 프리IPO 단행 건수는 20여 곳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전 지분투자로 집행 이후 2~3년 뒤에나 수익이 나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CM본부의 외형상 성적표는 주춤했다. 하지만 2015년보다 2016년, 지난해 시장 내 본부의 위상은 확연하게 올라갔다. 올해 고삐를 더욱 죄기 위해 합병 후 유지하던 4개 부서를 3개로 통합하는 등 소폭 개편까지 단행했다. 촘촘한 고객관리를 위한 결정이었다.
연초 KB증권은 2009년부터 ECM파트를 맡아온 최 본부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이면의 보이지 않는 성과까지 염두에 둔 인사다. 올해는 최 본부장이 KB증권 ECM 파트에 몸 담은지 딱 10년째 되는 해다. 이제는 ECM본부의 성장을 오롯이 '숫자'로 입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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