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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매각, 문제는 '가격' 출자전환 제외한 채권액 1.4조, 채권단 눈높이 맞춘 원매자 찾아야

윤동희 기자공개 2018-01-22 15:25:05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9일 1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공개적으로 케이블TV 인수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딜라이브 매각 전초전이 개시돼 거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인 경영권 지분 거래가 아닌 채권단 자금회수에 목적이 있는 만큼 가격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M&A 유권해석으로 인수 후보가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경쟁을 통한 가격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매각협의회는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시작했다. 특별한 마감 일정 없이 인수 의지가 있는 후보와 자유롭게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딜라이브는 사업 특수성 탓에 원매자가 극히 제한돼있다. 지난 사례를 비춰볼 때 재무적투자자(FI)가 관심을 두기 어렵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9조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분 49%를 초과해 소유하지 못한다. FI와 해외 전략적투자자(SI)는 후보에 오르기 어렵다는 얘기다.

공정위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방침으로 인해 IPTV 사업자가 딜라이브 인수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공정위는 수직적·수평적 등 2가지 결합 관점에서 경쟁 제한성이 생긴다고 판단했다.

수직적 결합은 방송송출 시장이 아닌 이동통신 측면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강력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던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경쟁이 제한된다는 내용이다. 딜라이브는 이동통신 사업과 연관성이 적기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인수에 나선다 해도 CJ헬로비전의 사례처럼 수직적 결합을 지적할 일은 없다.

문제는 수평적 결합이다. 공정위는 케이블TV의 시장은 권역별로, IPTV 시장은 전국으로 획정돼 있다고 보고 있다. 핵심은 SO와 IPTV가 결합되면 케이블TV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공정위 시각이다. 상위 3개 케이블TV 사업자라면 어느 권역에서 방송을 하고 있든 해당 지역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따라서 IPTV 사업자는 어디를 인수 하더라도 경쟁압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IPTV 시장 점유율은 큰 상관이 없다.

물론 딜라이브는 CJ헬로비전과 달리 수직적 결합에 제한이 없고 수평적 결합에만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이전과 달리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여전히 케이블TV 가격 인상 걸림돌로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티브로드와 함께 CJ헬로기 대안인 셈이다. 이들은 같은 케이블TV 사업자지만 서로 각 권역을 침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수 시 별다른 경쟁 제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

모든 M&A 거래가 마찬가지지만 딜라이브는 특히 가격이 중요한 거래다.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2015년 인수금융 채무불이행 위기가 발생했다. KCI는 2007년 딜라이브 지분을 인수하며 당시 1조 2708억 원의 차입을 일으켰다. 소폭의 조정을 거쳐 2015년 말 KCI의 차입금은 1조 5603억 원이었고 딜라이브의 장단기 차입금은 6027억 원이 됐다. 약 2조 20000억 원 수준이다.

2016년 7월 신한은행·국민연금 등 21개 대주단은 KCI가 딜라이브 사채 2000억 원을 인수하고 KCI의 부채에 대해서는 8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회사는 2016년 출자전환하기로 한 8000억 원 중에서는 5784억 원만 먼저 전환했다. 이러한 내용의 채무재조정 작업을 거쳐 2016년 말 KCI의 부채는 장기차입금 9668억 원, 전환사채 2215억 원, 딜라이브의 장단기 차입금은 4622억 원으로 줄었다. 남은 전환사채를 모두 우선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남는 부채는 1조 4290억 원이다.

재무제표상으로는 부채지만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사용된 자금으로 사실상 채권단의 딜라이브 인수 투자원금이라고 이해하는 게 쉽다. 딜라이브 차입금을 제외하면 원금이라고 볼 수 있는 금액은 전환사채(전환된 우선주 포함) 8000억 원과 차입금 9668억 원 등 총 1조 7668억 원이다.

매각 시 딜라이브 차입금이 차환 대상이 된다고 가정해도 KCI 매각에서 채권단의 1조 7668억 원은 명백한 회수대상인 셈이다. 2017년 어느 수준까지 KCI 차입금이 회수됐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최소 1조 원 후반대의 가격을 매각가로 제시해야 채권단의 기대를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영향도 있지만 채권단의 가격을 맞춰줄 원매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통매각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같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가 KCI에 인수되던 2007년 매출은 연결기준 3681억 원, 영업이익은 916억 원이다. 당시 인수 가는 2조 원 가량이었다. 2016년 말 기준 매출은 5891억 원, 영업이익은 725억 원이다. 매출이 연 평균 5.4%씩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EBITDA는 2016년 기준으로 2070억 원이다. 현재 채권단은 원활한 자금 회수를 위해 IHQ 매각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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