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정책, 자충수 우려…'고배당'부터 손봐라 [신평사 인력 구조조정]④신용분석 질 저하 요인…배당률 90%, 재원 확보 구조적 한계
양정우 기자공개 2018-01-31 14:57: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단행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업계 안팎에선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단기적 처방으로 자칫 신용 분석의 질을 놓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성장 정체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고배당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외국 대주주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오너측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90% 안팎을 가져가고 있다. 사업 혁신을 시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신용 위험을 분석하는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다른 금융업계 인력보다 경험이 중시된다. 산업 트렌드를 쫓는 증권업과 벤처투자업에선 주니어 인력만의 장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수적 관점에서 거시적인 크레딧을 분석할 땐 업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신평사 임원은 "크레딧 인력은 십여 년 이상 근무하면서 국내외 여러 금융 사태를 거쳐야 위기에 대한 통찰과 직관을 가질 수 있다"며 "성장 정체에 따른 인력 조정을 이해하지만 급격한 세대 교체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신평사에선 시니어 인력이 거시적 안목으로 각종 평가 보고서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점에서 품질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가뜩이나 업무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감원 여파로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평업계 연구원은 "SF(Structure Finance) 평가 등 과거에 비해 업무량이 배가된 상태"라며 "개인당 처리해야 할 보고서가 훨씬 늘어난 상황에서 인력이 줄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 카드가 최후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최고 수준의 고배당 정책이 혁신과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신평사 임원은 "모든 회사가 시장 성숙기에 성장 정체를 경험한다"며 "이 때문에 끊임없이 비즈니스 혁신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매년 당기순이익의 90%를 주주에게 배당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역시 배당성향은 90%(당기순이익 69억원, 배당금 62억원)로 집계됐다. 한신평의 경우 글로벌 신평사 무디스측(Moody's Singapore Pte. Ltd.)에서 지분 100%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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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는 매년 연결기준 배당성향(65%)을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 기준으로 환산하면 80%를 넘어선 수준이다. 2016년(별도 기준) 한기평의 당기순이익과 배당금은 각각 106억원, 87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82%로 나타났다. 최대주주는 지분 74%를 보유한 피치(Fitch Ratings, Lt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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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6년 당기순이익과 배당금은 각각 67억원, 61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은 91%에 달한다. 2010년 대 초반 50%였던 배당성향이 이제 90%를 훌쩍 넘고 있다. 최대주주인 나이스홀딩스(김광수 대표 29.88%)는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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