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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수익 안전판 '주식 처분익' [Company Watch]계열사 처분이익 '4826억', 하이證 손상차손으로 효과 반감

박창현 기자공개 2018-02-14 08:29:14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이 본업인 조선업에서는 고전했지만 가외수익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서 수 천억원 대 금융수익을 거둔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자산 손상이 이뤄지면서 이익 개선 효과가 상쇄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기형적인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감한 반면 순이익은 10배 넘게 증가했다. 본업보다 부업에서 이익 모멘텀이 발생했을 때 나오는 전형적인 수익 구조였다.

현대미포조선은 작년에 2016년 수주 부진 후폭풍을 그대로 맞았다. 특히 4분기가 절정이었다. 당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43% 줄어든 4924억원에 그쳤다.

매출 감소로 인해 고정비 부담은 커졌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강재 인상 등 실적 악재 요인이 겹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4분기 영업손익이 3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그 여파로 작년 영업이익도 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1910억원)과 비교하면 이익 총액이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11배 가까이 늘어난 3420억원을 기록했다. 지분 자산을 대거 처분하면서 금융수익이 발생한 것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계열사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지분 매각은 지주사 전환 후속 작업 성격이 강했다. 지주사 체제 내에서는 계열사 간 상호 지분 보유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도 지분 처분을 통해 행위 제한 요건 해소에 나섰다.

실제 현대미포조선은 작년 현대로보틱스 지분 96만주, 현대일렉트릭 29만주, 현대건설기계 28만주를 모두 팔았다. 지분 처분으로 총 5428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해당 지분의 장부가격은 602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실제 처분가격과 장부가격의 차액인 4826억원이 그대로 금융수익으로 잡혔다.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가외수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이 이뤄지면서 이익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현대미포조선은 하이투자증권 지분 85%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더 이상 금융 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었다.

결국 하이투자증권 매각 절차를 진행했고 DGB금융지주를 인수자로 낙점했다. 매각 가격은 4500억원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 장부가격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은 해당 지분 장부가격을 7362억원으로 책정해두고 있었다.

현대미포조선

이에 따라 작년 3분기에 추정 회수 가능 금액을 기초로 장부가격과 매각가격 간 격차인 2862억원을 손상차손으로 털어냈다. 가장 많은 1449억원을 영업권에서 손상 인식했고, 나머지 금액은 투자부동산과 유형자산, 무형자산 항목 등에 나눠서 배분했다.

선제적으로 하이투자증권 장부가격을 매각 예정가격으로 조정해둔 만큼 올해 거래가 완료되더라도 추가적인 재무적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 손상차손 금액은 기타 영업외 비용으로 계상돼 이익 감소 요인이 됐다. 결과적으로 주식 처분 이익에서 손상차손 금액을 제외한 2000억원 가량만 순이익으로 잡혔다. 현대미포조선 순이익이 금융수익 만큼 늘어나지 못한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업에서 부진했지만 자산 매각으로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며 "다만 해당 이벤트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올해 조선업 실적을 어떻게 개선시키느냐가 진짜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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