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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전 숨은 주역 '장충구 한라그룹 고문' [한라그룹 만도 인수 10년]⑥정몽원 회장과 함께 진두지휘…마이스터·건설총괄 사장 역임

김현동 기자공개 2018-03-07 11:08:11

[편집자주]

한라그룹이 핵심 계열사 만도를 인수한 지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해체의 위기를 겪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력 계열사인 ㈜한라(옛 한라건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한라그룹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인 만도 인수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8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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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의 만도 인수는 정몽원 회장의 의지였다. 그 의지를 몸으로 이끈 사람이 바로 장충구 한라그룹 고문(사진)이다.

장 고문은 만도기계 대표이사를 지냈고 한라건설을 거쳐 1999년부터 그룹의 경영기획실장을 맡았다. 정 회장과 함께 만도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정 회장과 동문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만도기계 전무와 한라건설 사장을 거쳐 1997년 한라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외환위기 이후 위기를 맞았던 그룹의 실질적인 살림살이를 맡다 보니 정 회장과 함께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2007년 말 정 회장과 함께 특별사면됐다. 그러다 보니 한라그룹 내에서 정 회장과 마음이 통하는 인사로 분류된다.

만도 인수 당시에는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인수 계약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분신과 다름없던 회사를 되사오는 작업이라 많은 인력이 필요없었다.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사업성 검토 등의 사전 작업이 불필요해 정 회장과 장 고문만으로도 충분했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 인수는 인수합병(M&A)에서 흔히 하는 사전 컨설팅 같은 것이 불필요했다"면서 "만도의 고객인 완성차업계나 매각주체였던 JP모간 등과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 때문에 사업성 검토 등의 절차없이 곧바로 인수계약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2008년 만도 인수전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 미국의 자동차부품업체 TRW를 비롯해 콘티넨탈, 지멘스 등이 눈독을 들이면서 치열한 승부가 예고됐었다. 그렇지만 한라그룹은 승부의 핵심 변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우선 핵심 고객인 현대차그룹과의 사전협의를 마쳤다. KKR이나 TRW는 한라그룹보다 높은 인수 가격을 제안했지만 현대차그룹과의 관계를 풀지 못했다. 인수자금 측면에서도 정 회장은 범현대가인 KCC를 끌어들이는 기지를 발휘했다.

장 고문은 만도 인수 직후인 2008년 3월 만도의 자회사인 마이스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만도 인수 다음해인 2009년 다시금 그룹으로 복귀해 한라그룹의 신규사업실 사장을 맡았다. 만도 인수 이후 그룹의 성장을 일구는 최전선에 배치됐다.

그 다음해인 2010년 11월에는 그룹의 건설부문 총괄사장으로 한라건설의 유동성 위기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그룹이 부침을 겪을 때마다 정 회장이 믿고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1년 한라그룹의 상임고문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3년에는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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