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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업' 우려 불식한 PAG [thebell note]

박시은 기자공개 2018-04-25 09:47:0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0일 08: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에 대한 시장 평가는 철저히 투자 성과에 바탕을 둔다. 주어진 투자금으로 보유기업의 가치향상에 얼마나 큰 수완을 발휘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엔 아무리 세계적인 톱티어 PE라 해도 예외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운용사가 한국에서 이름값을 못한 사례는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은 최근 국내에서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PAG의 유일한 국내 포트폴리오 기업인 영실업(종합완구메이커)은 수 년 간 시장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회사다. 2015년 헤드랜드캐피탈에 2000억원을 지급하고 경영권을 취득한 회사인데, 인수 후 얼마 안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직전 해인 2014년 영실업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30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그 덕에 헤드랜드는 영실업 인수 후 3년이 안돼 투자금(60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을 회수(엑시트)할 수 있었다.

이랬던 EBITDA가 1년만에 168억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PAG는 헤드랜드가 영실업 매각가를 높이려고 EBITDA를 부풀린 정황을 포착했고, 셀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갈등을 일으켰다. 당시 시장에선 이를 두고 "PAG가 성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회사를 비싸게 산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영실업 인수가 자칫 PAG의 글로벌 평판에 흠으로 작용할 뻔한 상황이었다.

2년 후 상황은 반전됐다. 영실업이 보여준 실적은 세간의 우려를 머쓱하게 했다. 영실업은 지난해 연매출 15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콘텐츠 다각화와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이 성공한 데 따른 결과였다.

사실 PAG는 최초 투자에 나설 시점부터 영실업이 처한 문제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대표 캐릭터인 '또봇'으로 시장 인지도가 상승했지만, 카피작 '터닝메카드'를 앞세운 손오공 등에 눌려 기세가 예전만 못했다. 내수 시장에서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고, 해외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던 차에 PAG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 것이다.

PAG는 2015년까지 5개에 그치던 영실업의 브랜드 수를 지난 2년 간 12개로 늘렸다. 해외 매출 비중도 두 자리 수까지 확대했다. '잘못 인수한 것 아니냐'던 주변 시선을 불식시키고 최적의 엑시트 조건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하우스 전반적으로 집행한 투자 건수가 많진 않지만 신규 투자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2015년 코웨이 인수경쟁 △2016년 SK플래닛(11번가)의 1조원 펀딩 △2017년 대성산업가스·한라시멘트·대우건설 인수합병(M&A)과 한화S&C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 등 각종 랜드마크 거래에서 PAG의 이름이 거론됐다. 최근 한국대표를 교체하면서 전열도 가다듬었다. 올해는 투자 면에서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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