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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이엔씨, '구본식 체제' 구축에 무차입경영 마침표 1년새 빚 1440억 늘어, 계열사 지분 추가매입 가능성

심희진 기자공개 2018-04-26 08:31:3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보이엔씨는 2006년부터 10년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고수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수주량을 늘린 것이 안정적 사업구조 형성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무차입 경영 기조는 지난해 깨졌다. 그 배경으로는 '구본식 체제 구축'이 지목된다.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계열사 주식을 잇따라 매입했다. 그 정점에는 구본식 부회장이 있다. 그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았던 희성전자가 구본능 회장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구 부회장은 삼보이엔씨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삼보이엔씨는 구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해 희성정밀, 희성금속 등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데 14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았던 삼보이엔씨는 외부 차입으로 해당 비용을 대부분 충당했다.

◇해외시장 공략, 법정관리 졸업·10년 무차입 경영 '원동력'

1996년 4월 희성그룹에 편입될 때만 해도 삼보이엔씨의 재무구조는 매우 열악했다. 부산지역 건설경기 침체, 외환위기(IMF) 등으로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삼보이엔씨는 수주절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97년 말 기준 삼보이엔씨의 개별기준 자산총액은 1211억원, 부채총액은 22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삼보이엔씨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996년 8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2006년 2월 두바이, 2009년 8월 홍콩, 2012년 6월 쿠웨이트 등에 거점을 마련해 현지 일감을 확보했다. 연속벽, 대구경, 지하철·터널 등에 국한돼있던 사업분야도 2008년 2월 종합 면허 취득으로 범위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1000억원대였던 개별기준 매출액은 2007년 2860억원, 2010년 3800억원, 2011년 4940억원 등으로 불었다. 2012년 삼보이엔씨의 총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4%까지 늘어났다. 외형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도 개선됐다. 2000년 3억원에 불과했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2007년 220억원, 2013년 330억원, 2016년 550억원으로 늘어났다.

안정적 사업구조를 구축한 덕분에 2006년 4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삼보이엔씨는 이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2016년까지 개별기준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모두 '0'이었다. 2014년 하나은행으로부터 18억원을 빌리긴 했으나 당시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이 600억원이었다는 점, 이듬해 바로 상환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순현금 상태를 꾸준히 이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원활한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2006년 460%에 달했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170%, 2012년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2006년 90억원에서 2010년 320억원, 2013년 1100억원, 2016년 1700억원으로 확대됐다.

◇계열사 지분 매입에 1년새 1440억 조달…구본식·웅모 지배력 강화 기여

지난해 삼보이엔씨의 재무구조에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했다. 최근 10년간 전무했던 총차입금이 1년 사이 1440억원가량 늘어났다. 2017년 말 기준 삼보이엔씨는 1300억원의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 포함)과 14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보이엔씨는 KB증권에서 연 이자율 4.2~4.4%에 336억원을 빌렸다. 미래에셋대우인베스트먼트제일차 및 KEB하나은행으로부터는 각각 500억원, 4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희성정밀 주식 61%와 희성금속 주식 33%가 전량 담보로 제공됐다. 우리은행에서는 200억원을 빌렸다.

삼보이엔씨가 외부자금 조달에 나선 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관련이 있다.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9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으로부터 희성정밀 주식 14만5760주와 희성금속 주식 20만2477주를 각각 매입했다. 해당 작업에 투입된 자금은 각각 948억원, 776억원이다. 삼보이엔씨가 희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인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기존 0%였던 삼보이엔씨의 희성정밀 지분율과 희성금속 지분율은 각각 61.2%, 33%로 상승했다.

지배력 강화를 위한 주식 매입에는 회사의 보유 현금도 상당량 동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말 삼보이엔씨의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1150억원이다. 전년 말 1730억원 대비 600억원 줄었다. 1년 사이 설비 투자 등에 소요된 자금은 없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희성전자의 자회사였던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구본식·웅모 부자의 100% 가족회사로 전환됐다. 삼보이엔씨가 희성정밀과 희성금속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이들 부자의 그룹 내 영향력은 한층 더 커졌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구 부회장이 삼보이엔씨의 자금력을 활용해 지배력 강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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