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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는 왜 삼성증권에 '부정적'일까 [Rating Watch]'ELS·DLS 확대' 국내 신평사와 이견...배당금 사태는 언급 안해

민경문 기자공개 2018-06-20 10:41:3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디스(Moody's)의 삼성증권 신용등급 전망(outlook) 조정은 전격적이었다. 앞서 지적했던 배당금 사고 등과 같은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확대 등을 문제삼았다. 국내 신평사들의 경우 초대형 IB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 부분을 건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무디스는 지난 15일 삼성증권의 외화표시 장기 및 단기 기업신용등급을 각각 'Baa1'과 'P-2'로 재확인했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모두 삼성증권에 대해 AA+(안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디스는 ELS 및 D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확대 등에 따른 자금조달구조 및 레버리지 약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이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기업신용공여 규모가 커지면서 삼성증권의 자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삼성증권의 공격적인 IB 투자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발행어음 인가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국공채에 기반한 RP 등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레버리지 부담이 큰 ELS와 DLS 활용으로 부족 자금을 충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3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매도파생결합증권 잔액은 10조 6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40%로 늘어났다. 특히 운용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자체헤지 및 원금비보장형 비중은 자본 대비 160% 정도다. 국내 신평사들의 경우 삼성증권의 ELS·DLS 발행 증가를 주목하긴 했지만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헤지운용 부담이 높긴 하지만 안정적인 환경변화 대응을 바탕으로 손익변동위험을 적절히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 자회사인 한국신용평가조차도 "2015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 피어그룹 대비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기록하고 있어 삼성증권의 파생결합증권 관련 위험 관리 능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이 부동산 PF 등의 영역에서 과거 대비 투자 폭을 늘려가고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보수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3 월말 삼성증권의 우발채무는 2조 503억원(유동성공여약정 6823억원, 매입확약 및 지급보증 1조 368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초대형 IB 대부분의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비중이 200%대"라며 "국내 신평사 입장에서는 파생결합증권을 문제삼아 삼성증권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하려면 다른 초대형 IB도 바꿔야 하기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이번 아웃룩 변경을 둘러싸고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해외 신평사의 경우 ELS·DLS와 관련해 국내와 다른 기준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적정 트리거에 도달할 경우 자동적으로 등급 전망이 조정되는 시스템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무디스가 이번 보고서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4월 삼성증권의 배당금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무디스 관계자는 당시 "배당착오 사태는 삼성증권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금융감독원의 징계로 연기금의 자금이 빠져나가면 삼성증권의 거래수익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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