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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국적 때문에 무산된 국민연금 CIO 투자심사 업무 차질…1년 넘게 공백

윤동희 기자공개 2018-06-28 09:08:29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7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장을 다시 공모한다. 최종 후보자의 국적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심사 단계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인사절차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공단은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결과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연금법 제31조(기금이사)에 의거 27일부터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발 절차 등을 심의 후 재공모를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기금이사 자리는 지난해 7월부터 비어있었다. 사상초유의 해외대체투자실장 선임 취소 사태와 각종 투서로 당시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임기를 7개월 남기고 자진 사퇴했기 때문이다. 공단은 바로 CIO 물색작업에 착수하지 않고 강 전 본부장의 본래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지난 2월에 공고를 냈고 지난 3월 5일 16명으로부터 지원서를 접수 받았다.

서류심사와 면접절차를 거쳐 세 명의 후보가 추려졌다. 보건복지부가 공식적으로 인사검증을 실시한 시점은 지난 4월이다. 최종 후보에 오른 3인은 가나다 순으로 △곽태선 전 베어링운용 대표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고문 △이동민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의 후보가 추려졌다.

공모 시점부터 계산하면 세 달이 넘었고 인사 검증에만 두 달이 넘게 소요되다 결국 이중에서 기금이사를 선정하지 않기로 판단한 셈이다. 국민연금 CIO 자리는 현 정부, 연금 이사장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자금 운용능력이 있는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선발한 인물이 아무런 사전 교감 없이는 CIO 모집에 들어가기는 힘들다.

대외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최종 후보자의 국적이 이중국적이었다는 점을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국적자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다른 국적까지 총 두개의 국적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기금이사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차질을 빚을 거라 봤다는 얘기다.

관련법에 따르면 기금이사 자격은 경영 및 경제학, 기금운용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다. 은행, 자산운용회사,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의 자산 및 투자업무 분야에서 3년 이상 자산운용의 경험이 있으면 최소자격이 충족된다. 국적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언급돼 있지 않다.

국민연금은 기금자산 규모가 557조 원, 위탁운용 규모가 208조 원에 달한다. 해외투자 규모는 177조원이고 비중은 28%이다. 이 비중은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용기금 규모가 점차 불어나고 기존 투자 대상이 국내라는 점에서 앞으로 해외투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부 등은 기금이사 후보의 이중국적을 문제 삼아 적격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 국적 문제는 후보 언급 단계부터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다. 모집과 서류심사, 평판조회, 면접심사, 인사검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인사 결정권자가 확실한 노선을 정하지 못한 탓에 1년 가까이 CIO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면서 내부 기금운용 업무만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CIO가 선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기금운용본부 내부적으로도 투심을 CIO 선임 후에 맞춰 올리려고 준비하기도 했다"며 "결국에서는 선정이 취소되면서 업무에만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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