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0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IB투자는 최근 '아주 좋은 Life-Science 3.0 펀드'를 결성했다. 2013년 국내 벤처캐피탈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이래 세 번째로 만든 바이오 전문 투자조합이다.일반 기업 4곳, 캐피탈사 3곳, 공제회 2곳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했다. 이들 순수 민간 출자자들로부터 1100억원을 모았다. 국민연금, 성장금융, 모태펀드 등 정부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은 LP 명단에 없다.
이번 펀드는 벤처캐피탈의 '자생력'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에서 정부의 출자 없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벤처조합은 아주 좋은 Life-Science 3.0 펀드가 처음이다.
앞서 결성한 1·2호 조합의 우수한 운용 실적이 대규모 민간 펀드레이징의 원동력이 됐다. 두 펀드는 모두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는 내부 수익률(IRR)을 기록 중이다. 투자한 12개 기업 중 8곳이 나스닥에 상장했을 정도로 회수 경과도 순조롭다.
출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투자 전략을 자체적으로 기획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우수한 트랙레코드와 치밀한 운용 전략의 수립. 선진 벤처캐피탈 경영의 정석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처캐피탈의 자생력 강화'는 업계에서 오랜 기간 회자되고 있는 화두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정부의 출자 사업에 의존한다. 높은 진입장벽, 까다로운 규제 등이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초 벤처 생태계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야심찬 청사진에는 벤처캐피탈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민간 중심의 펀드레이징, 투자 문화를 안착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예전보다 활발한 민간 출자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얼마 전 만난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출자자들이 운용 성과, 경쟁사와 차별화한 맞춤형 투자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외부 상황에 개의치 않고 꾸준하게 자체 경쟁력을 제고한 게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주IB투자의 이번 펀드레이징이 국내 벤처캐피탈의 자생력 강화를 촉발하는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 각고의 노력 없이 녹록지 않은 상황만 탓하는 벤처캐피탈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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