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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레포펀드, 증권사 PBS 수익은 '제로' 계약고 경쟁에 '울며 겨자먹기' 계약…수탁은행도 불만 속출

최은진 기자공개 2018-08-06 10:09: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레포펀드가 6조원 규모로 확대된 것을 두고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레포펀드가 PBS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 전무하지만 수탁고 경쟁을 위해 무리해서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PBS를 필두로 수탁고 경쟁이 촉발된 탓에 수익을 무시하고 레포펀드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레포펀드 운용, PBS 개입 필요 없어…수익 연결 '전무'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채권형 레포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설정규모는 5조 6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2조원에 불과했던 레포펀드 시장 규모는 올 들어 7개월만에 세배 가량 커졌다.

지난해 초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교보증권이 처음으로 상품을 들고 나오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안정형 상품 가입자인 법인고객과 초고액자산가들에 은행 예·적금이나 MMF 대용으로 레포펀드를 추천하며 자금을 대거 끌어모았다.

레포펀드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수탁고 덩치를 키우고자 하는 일부 증권사와 대형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레포펀드 시장 확대에 증권사 PBS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레포펀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것도 우려한다.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유다.

레포펀드는 RP시장에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확보한 재원으로 크레딧물이나 ABCP 등을 적극 매수해 수익을 내는 단순한 방식으로 운용한다. 이러한 운용 전략 상 PBS가 개입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

레포펀드 시장 절반 이상은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차지한다. 이들은 각자 채권매매 창구를 두고 있다. 레버리지나 채권매매 등 펀드 운용을 위한 모든 거래를 자사 창구를 활용한다. 간혹 이자율 스왑을 할 때 PBS가 개입하기는 하지만 발생빈도가 낮은데다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도 거의 없다.

증권사 PBS부서 관계자는 "레포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어 PBS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제로(0)"라며 "이자율 스왑이 가끔 있지만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낮기 때문에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 수탁은행 확보 위해 PBS 필요…PBS 계약고 경쟁에 레포펀드 계약

레포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PBS를 굳이 통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PBS와 계약을 맺는 이유는 수탁은행 때문이다.

수탁은행도 증권사 PBS와 마찬가지로 레포펀드와의 계약을 꺼린다. 해야 하는 업무는 일반펀드와 동일하지만 수탁보수는 1bp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 증권사 PBS가 수탁은행 업무 일부를 맡아주며 레포펀드와의 계약을 성사시킨다.

증권사 PBS 입장에서 수익에도 도움이 안 되는 레포펀드와의 계약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수탁고 경쟁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펀드와 계약을 맺었는 지 등으로 PBS 업계 순위가 매겨지고 있어 수익과 상관없이 규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교보증권 레포펀드와 계약을 맺으며 계약고 기준 확고한 1위 사업자로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삼성증권 PBS의 계약고는 총 5조 8000억원, 이 가운데 절반이 레포펀드다.

2위 사업자인 NH투자증권과 1조원 가량의 계약고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은 대동소이하다. 레포펀드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도 확대되고 있는 레포펀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계약고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PBS부서 관계자는 "수익으로 연결되지도 않는 레포펀드를 계약고 경쟁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계약하고 있다"며 "레포펀드를 계속 받아야 할 지 PBS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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