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서 경쟁자로' 메가스터디와 결별 수순 밟나 [지배구조 분석]②상장 계기 '13년 한솥밥' 정리 분위기, 주식처분시 멀티플 10배 전망
류 석 기자공개 2018-08-10 07:31:04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상장을 통해 지난 7월 공개시장에 입성하면서 주요 주주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2006년 설립 때부터 13년간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메가스터디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머지않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액면가로 확보했던 주식을 10배 이상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가 2012년 자회사로 SV인베스트먼트와 동종업체인 메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는 점도 엑시트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메가스터디, 2006년부터 주주·LP로 '통 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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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는 SV인베스트먼트 설립 때부터 함께한 주요 주주다. 2004년 메가스터디가 상장할 당시 박성호 대표가 운영했던 에스아이피오의 IPO 컨설팅을 받았던 인연으로 SV인베스트먼트 주주로 합류했다. 에스아이피오는 SV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인 SV파트너스의 전신이다.
2006년 SV인베스트먼트 설립 때 메가스터디가 출자한 자금은 9억원이다. 당시 SV인베스트먼트의 납입 자본금이 7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립 초기 메가스터디의 지분율은 약 12.8%였다. 이후 SV인베스트먼트가 수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율은 9.02%로 줄었다.
메가스터디가 보유한 SV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상장을 마친 현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주주로서 박성호 대표(지분율 16.43%), SV파트너스(14.95%)에 이은 3대주주다.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이장원 대표(6.39%)보다 보유 지분이 많다.
메가스터디는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SV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에도 다수 출자자(LP)로 참여했다. SV인베스트먼트 설립 이후 결성한 첫 펀드인 '에스브이에볼루션조합(출자금 40억원)'를 비롯해 'SV일자리창출펀드 2호(50억원)' 등에 출자해 주요 LP 중 한 곳으로 올라있다. 그동안의 총 출자금은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일반 법인들과 다르게 회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체인 주주와 LP가 동시에 존재한다. LP는 펀드에 자금을 대고 주주는 법인의 소유권을 갖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SV인베스트먼트의 주주이자 LP로서 회사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 상장으로 엑시트 발판 마련, 주주구성 변화 전망
메가스터디는 2012년 198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벤처캐피탈(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메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SV인베스트먼트와 메가스터디의 자회사인 메가인베스트먼트가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셈이다. 메가스터디는 메가인베스트먼트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SV인베스트먼트와 지속해서 긴밀하게 사업적으로 협력하는 자체가 부담이 된다.
업계에서는 SV인베스트먼트의 상장을 계기로 머지않아 메가스터디와 SV인베스트먼트의 길었던 '동거'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가 SV인베스트먼트 상장 과정에서 주식 보호예수를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망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주식 보호예수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큰 의미는 없지만 통상 주요 주주로서 오랜 기간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자진해서 설정한다.
SV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들도 메가스터디의 엑시트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의 주주로 투자금을 회수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기업이 구주주 엑시트를 지원할 목적으로 상장을 진행하기도 한다.
메가스터디는 현재 SV인베스트먼트의 주식 2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주당 매입가가 500원(2018년 1월 5000원→500원으로 액면분할)이었다. 메가스터디는 지금 당장 엑시트에 나선다면 10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V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주당 약 5000원대 초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SV인베스트먼트도 구주주 엑시트를 상장 목적 중 하나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 함께한 주주로서 메가스터디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은 선에서 지분 관계를 정리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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