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6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들어 M&A를 추진중인 대기업들과 대형 PE간 협업이 눈에 띈다. 사업 확장을 위해 메가딜에 참여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는 분위기다.CJ그룹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업체 쉬완즈 인수를 위해 국내 중견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기로 했고, 또다른 계열사 CJ대한통운 역시 국내 대형 FI와 공동으로 독일 물류기업 슈넬레케 그룹 인수를 추진중이다.
앞서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국내 수위권 물리보안회사인 ADT캡스 인수에 맥쿼리를 초대했고, 이커머스업체 11번가는 H&Q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사업 확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실 대기업과 FI간 맞손은 여러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자본 투입의 효율화를 위해 외부 자금 유치가 필요하다. 당장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내 돈을 모두 쏟아부어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FI를 끌어들여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투자에 목마른 FI들에게도 대기업의 러브콜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대체투자에 대한 출자 기관들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마땅한 국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형 FI들은 대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기업과 FI간의 상생이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 동안 각종 외생 변수와 펀더멘털 악화로 인해 투자 회사의 실적이 고꾸라지고, 그에 따라 대기업과 FI간 분쟁을 겪는 사례를 여러차례 목도했다. 심지어 일부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원수로 뒤바뀐 셈이다.
결국 대기업과 FI간 공동 투자의 핵심은 타깃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로 귀결된다. 단순히 협업을 통해 M&A 성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향후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기업이 FI를 눈먼 돈으로, FI는 대기업을 수익률 확보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순간 서로가 맞잡았던 손은 상대방의 급소를 겨누는 화살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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