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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R&D 집념으로 50년 라면 '한우물'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과감한 투자로 시장 선도…업계 1위 넘어 글로벌 도약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20 09:36: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삼양식품과 함께 라면 시장의 새 지평을 일으킨 양대 산맥이다. 삼양식품보다 4년 뒤쳐진 1965년 롯데공업주식회사로 출발했지만, 20년 뒤 삼양식품을 꺾고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한 이래 단 한번도 선두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글로벌 진출에도 앞장서, 현재 해외 4개국에 해외법인과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10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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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오늘날 연결 매출 2조2000억원 규모 최고의 라면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춘호 회장이 지난 50년 동안 강조해온 연구개발(R&D)과 제품력에 있다. 신 회장은 창립 초기에도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트럭 80대 분량의 밀가루를 사용할 정도로 연구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50년 선두주자 비결은 R&D 투자

신춘호 회장이 농심을 세우고 라면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1965년 당시 라면시장은 4년 앞서 설립된 삼양식품이 선도하고 있었다. 농심은 업계 후발주자로서 출범과 동시에 연구개발 부서를 발족하며 처음부터 100%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R&D 열정의 첫 산물은 1971년 출시된 소고기라면이었다. 소고기라면은 첫해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농심을 라면시장 점유율 23%로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1975년에는 농심라면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카피로 히트를 치면서 인지도를 얻자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스낵 사업에서는 1972년 국내 최초의 스낵 제품인 '새우깡'을 출시하고 국내 스낵 시장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다.

라면 시장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980년대에는 안성탕면과 신라면을 잇따라 출시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1980년대부터는 과감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병행했다. 1982년 라면의 맛과 품질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룩하기 위해 안성 첨단 스프전문공장을 준공했고, 1980년대 후반 안양, 사상공장에도 첨단시스템을 순차 도입했다.

이에 따라 농심의 라면 시장점유율은 점점 견고해졌다. 1980년대 초 35% 수준이던 라면 시장 점유율은 1984년 40%대에 진입 했고, 1985년 3월 40.4%의 시장 점유율로 당시까지 1위이던 삼양식품을 따돌리고 업계 정상에 올라섰다. 1988년에는 시장점유율 50%를 최초로 넘어섰다.

2007년에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800억원이 투입된 20층짜리 국내 최대 규모 R&D센터를 본사 부지 내에 건립하고 연구원을 확충했다. 오늘날 농심 R&D 센터는 90여명의 석박사 인력을 포함, 총 150여명의 전문인력이 라면, 스낵, 음료 등 주력 제품군을 넘어 첨단 식품소재, 팩키징까지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79년 농심에 입사한 이래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아버지와 함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신동원 부회장 역시 부친의 R&D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신춘호 회장이 최근까지 직접 '신라면 블랙' 등의 제품 개발을 이끌어왔듯 신동원 부회장도 신제품 개발 과정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농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990년대부터 해외 진출 본격화…전세계 100개국으로 라면 수출

'글로벌 기업'으로서 농심의 첫발은 199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1971년 첫 수출에 나선 이래 해외 수출 네트워크 구축을 차근차근 진행했으며, 1996년 첫 해외공장인 중국 상해공장을 준공하면서 해외 생산 체제를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뒤이은 1998년에는 농산물 가공 및 스프의 생산거점인 청도에 공장을 지은데 이어 2000년에는 심양, 2002년에는 청도 제2공장을 증설하면서 중국 시장에힘을 실었다. 미국에서는 2005년 LA공장을 세우면서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다.

오늘날 농심은 미국, 일본, 호주와 중국 등지 4개 해외 법인과 5곳의 생산 공장을 갖추고 10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첨병은 신라면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의 약 40%가 신라면에서 나온다. 지난해 신라면 전체 판매고 7000억원의 약 37%는 미국을 필두로 해외에서 발생했다. 농심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8억1000만 달러로 정하고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의 꿈은 전 세계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명실공히 초일류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라며 "올해는 신성장동력인 백산수를 중심으로 음료사업과 가정간편식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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