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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백산수, '한국판 에비앙' 가능할까 [식음료 명가 재발견]②'적자행진' 연변농심…만만치 않은 中 진입장벽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21 08:24:06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에비앙'을 꿈꿨던 농심의 생수사업이 신공장 준공 4년차에 접어 들었지만 아직 기대치엔 못미치고 있다. 프리미엄급 생수 브랜드를 내세워 판매고의 70%를 중국에서 일으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상은 현지에서의 공급경쟁 격화와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이어가는 한편 판매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농심은 2007년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생수사업을 본격화할 때부터 백산수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3년부터 전국 각지를 돌면서 수원지를 물색했고, 중국, 프랑스, 하와이까지 4년여에 걸쳐 조사한 끝에 중국 지린성 백두산 내두천을 수원지로 확정하고 연변농심을 설립했다. 2015년에는 2000억원을 들여 신공장을 증설하고 구공장을 중심으로 연간 25만톤이던 생산량을 국내 생수제조업체 중 최대인 125만톤으로 대폭 늘렸다.

농심은 2015년 10월 신공장 생산을 시작할 당시 3년 뒤인 2017년까지 주요 공략지인 동북 3성에서 백산수를 '지역 대표 특산물' 브랜드로 각인시킨 후 이곳에서만 2700억원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철도 운송권을 따내기가지 하면서 중국 내 물류 시스템까지 확보했다.

◇연변농심 '적자 지속'…공급경쟁·유통 비용 등 현지 진입장벽 높아

그후 생산량은 서서히 늘어났지만 신공장의 생산 카파인 125만톤은 훨씬 밑돈다. 농심에 따르면 2015년 12만톤이던 백산수 생산량은 2016년 20만톤, 지난해 21만톤으로 증가했다. 당초 연변농심은 2015년 준공한 2개의 생산라인에 지난해까지 3개 라인을 추가해 총 5개 생산라인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9월 500㎖ 전용 생산라인 1개만이 증설됐다. 연간 최대생산량은 140만톤으로 늘어났다. 농심의 올해 생산량 목표는 35만톤이다.

연변농심 실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수익성은 농심의 해외 자회사들 중 가장 낮은 편이다. 신공장 건설에 투입된 2000억원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는커녕 신공장 생산을 시작한 2015년 이후에도 당기순손실률은 -7%, -3.4%로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까지 떨어지면서 적자폭을 키웠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4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에도 24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년 동안과 비슷한 실적을 예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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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억원

중국 동북 3성에 연간 판매량 70%를 공급하겠다는 처음 계획과 달리 대부분의 물량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판매액 기준 지난해 백산수 국내 매출은 700억원인 반면, 중국 매출은 2015년과 2016년 100억원대에 머물다 가까스로 200억원으로 올라섰다. 백산수의 국내 유통은 농심이 연변농심의 생산 물량을 매입한 후 재판매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부진한 실적은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이 격화된 데다, 생각보다 막대한 유통 및 판관비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34조원에 달하는 중국 생수시장은 캉스푸, 농푸산췐, 이바오, 와하하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외국 기업으로서는 프랑스 에비앙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급 경쟁과 막대한 마케팅·유통 비용 등은 헝다와 완다그룹 등 굴지의 현지 재벌도 생수 사업에 수조원을 쏟아붓고도 실패했던 배경이다. 백산수는 중국 연변 지역을 중심으로만 당초 계획했던 '프리미엄 생수' 이미지를 굳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판로 확대 위해 온라인·배달·수출 등 해결책 '고심'

농심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 확대와 온라인 유통 확대, 가정배달 시스템과 프리미엄급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방법을 고심해왔다. 최근 도입한 가정배달 시스템은 북경과 상해에 30여곳의 생수 전문 특약점을 활용해 전화나 온라인 주문을 받으면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홍콩에 백산수를 처음 수출하면서 해외 진출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대만, 인도네시아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급 백산수 신제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백산수를 연 1조원 매출을 올리는 생수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것이 농심의 장기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는 한국 생수 중 유일하게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 중국 현지 및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5000억원의 백산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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