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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교보 공익사업 '삼두마차'…비용효율성은 '최저'[교보교육재단]청소년 교육·장학사업에 특화…공익사업 대비 비용지출 커

신수아 기자공개 2018-09-20 09:39:00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8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통팔달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작가나 대학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으며 얼마나 보람 있는 사업입니까"

교보문고를 만든 교보생명 창립자 신용호 선생의 말이다. 신용호 선생은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창안하고 교보생명을 세운 인물이다. 교보문고가 탄생할 수 있던 배경에는 신용호 선생의 남다른 철학이 있었다. 어릴 적 몸이 아파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그는 배움에 대한 갈증을 '천일독서(千日讀書)'를 통해 해결했다.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참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꿈꾸며 60년간 간직했던 뜻을 교보문고 설립에 투영했다. 그때가 1981년 6월이다.

교보생명은 16년 후 창립자의 뜻을 구체화하기 위해 또 하나의 재단을 설립했다. 바로 교보교육재단이다. 교육과 장학사업에 특화된 재단 곳곳에는 대산 선생의 철학이 녹아 있다. 학비와 생활비 조달의 이중고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희망다솜장학금' 사업을 시작으로 인성교육·리더십교육·생명교육 등 청소년 교육 분야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교육자 출신 초대 이사장→교보생명 관계자 이사장으로

교보교육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신극범 전 한국교원대 총장이다. 신 전 이사장은 정부 교육관련 부처와 각종 교육기관의 장으로 활동했으며 한국교원대 총장, 3대 광주대 총장, 4대 대전대 총장,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한 '교육인'이었다. 그는 교보교육재단의 뜻을 관통하는 이사장으로 평가받으며 재단의 초석을 닦았다.

이후 이사장은 주로 교보생명 관계인이 맡았다. 2대 이사장엔 교보그룹의 또 다른 재단인 대산문화재단 부이사장을 지낸 김병수씨가, 3대 이사장은 신용호 선생의 조카이자 교보증권 이사회 의장을 지낸 신평재씨가 지냈다. 특히 신 전 이사장은 30년간 은행원을 지낸 '금융통'으로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의 대표이사를 거치기도 했다.

4대 이사장은 교보생명 부회장을 지낸 이중효씨가 선임됐다. 그는 교보생명 핵심 부문의 수장을 거쳐 교보생명 대표이사에 올랐던 인물이다. 교보그룹의 또 다른 재단인 대산농촌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직후 교보교육재단의 이사장에 오른 만큼 대표적 '교보맨'으로 불린다.

다섯번째 이사장이자 현재 재단을 이끄는 김대영 이사 역시 교보맨이다. 교보생명 인사담당 임원과 준법감시인을 거친 김 이사장은 대산문화재단 상임이사,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최다 출자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초기만 해도 교육자의 풍모가 짙었던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은 점차 교보생명 색채가 강하게 녹아있는 인물로 변모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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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공익재단의 '삼두마차'…프로그램 효율성은 가장 떨어져

교보생명의 공익사업을 이끄는 '삼두마차'가 있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농촌재단 그리고 교보교육재단이다. 설립 철학부터 운영까지 유기적으로 엮여있는 세 재단은 공익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부동산도 함께 보유하고 있었다.

세 재단은 지난해 공동으로 보유했던 교보재단 빌딩을 학교법인 한성학원에 매각했다. 각 재단은 26억원의 수익을 인식했다. 교보교육재단의 경우 빌딩 임대수익이 수익사업 대부분을 차지했던 만큼 현재는 특별한 수익사업이 없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재단 자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매각했다"며 "새로운 투자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교보교육재단이 인식한 부동산 임대수익은 매년 3억9000억원 수준, 이를 위해 지출됐던 부동산관리비는 2억5900만원이었다.

교보교육재단_재무평가

교보교육재단은 부동산 임대수익 외에 매년 기부금을 받고 있다. 교보생명과 교보문고가 매년 10억원의 기부금을 출자하고 있으며 개인이나 여타 단체의 기부금은 없다.

재단은 기부금 대부분을 공익 목적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2015년 7억7000만원, 2016년 8억5800만원, 2017년 10억6900만원을 각각 고유목적(프로그램) 사업에 지출했다. 프로그램 비용 증가율도 24.56%로 가이드스타가 제시한 8%이상보다 높았다. 또한 재단의 총자산가액은 160억원으로 지난해 순자산 가운데 12.66%를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했다. 가이드스타는 순자산 공익목적사업 비율을 5%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교보교육재단 비용 효율성은 그룹의 세 재단 가운데 가장 떨어진다. 재단 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비용 비율을 살펴보면 교보교육재단의 경우 65.87%에 불과하다. 가이드스타가 제시하고 있는 66.7%에 다소 못미친다. 반면 대산문화재단은 84.89%, 대산농촌재단은 71.89%로 가이드스타의 기준을 넘어선다.

교보교육재단의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높은 인건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간 7억원에서 10억원 수준의 공익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약 5억원의 인건비가 투입되는 구조다. 현재 교보교육재단의 고용직원은 상임이사를 포함해 총 6명이다. 정관에 따르면 상임이사(이사장)를 제외한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보공익재단_재무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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