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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해외 '수익성'·국내 '점유율' 과제 [식음료 명가 재발견]⑤글로벌 매출 방어 불구 수익성 악화, 내수 지배력 강화책 필요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02 13:35: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8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정체된 국내 라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여년 간 해외 시장을 개척해 왔다. 오랜 노력 끝에 해외 매출고를 전체 매출의 약 30%까지 끌어올렸다. 간판 상품 '신라면'은 해외 곳곳에서 한국 라면을 대표하는 상품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수 매출과 해외 수익성이 동시에 감소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매출이 사드 문제로 타격을 받자 중국 외 시장 확대를 시도하면서 악순환이 가속화 됐다. 올해는 줄어든 중국 시장 매출을 회복하고 미국 시장 유통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 지배력·매출 반전 가능할까

농심은 정체기에 진입한 국내 라면시장에서 시장지배력과 매출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농심의 라면시장 지배력은 수요 감소와 공급 경쟁 격화에 따라 꾸준히 감소해왔다. 2015년까지 60%를 상회하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6.2%,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 수준인 53.2%를 각각 기록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내수 매출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는데 특히 라면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국내 이익의 60%를 차지하는 라면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잃으면서 실적 훼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해 실적 하락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나름대로 내수시장 지배력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는 중이다. '스파게티 토마토'와 '해물맛 안성탕면' 등 신제품과 라인업 확장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하반기 가격 인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농심이 내수시장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동력을 결국 외부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까지 농심의 영업환경은 국내 라면 시장 정체와 지배력 약화 등 비우호적인 요인이 더 많다"면서 "농심이 해외 시장 확대와 라인업 확장을 통해 라면 시장 부진을 극복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M&A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회복 앞당겨야

지난해 농심은 중국 실적이 사드 문제로 타격을 받는 와중에서도 중국 외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나름대로 글로벌 매출을 방어해냈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 12% 하락했지만 미국시장에서 9.5%, 일본에서 25% 매출을 성장시키면서 손실분을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늘어난 마케팅비와 판관비 지출은 영업이익을 큰폭으로 축소시켰다.

수익성 악화는 올해도 이어졌다. 중국 지역 매출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유통비와 판관비 지출이 더욱 늘어났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매출액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지연됐던 판촉 활동이 재개되면서 마진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유통채널 확장 전략이 계속되면서 관련 비용 지출이 쌓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전역 5000개에 이르는 월마트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올해도 공격적인 시장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를 비롯해 미국 전역 중소형 유통 채널 입점을 추진하는 한편 용기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에 비용을 투입하는 중이다. 한 연구원은 "미국 시장은 상반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유통 채널 확장에 투입된 비용 때문에 마진이 줄었다"면서 "하반기에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면 마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올해 농심의 성장세 회복을 가늠하는 지표는 단기적으로 축소된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내수 라면 성과가 더딘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성 회복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시장 실적이 하반기에 회복된다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해외 성장 모멘텀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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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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