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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마련한 삼보판지, 설비확충·금융투자 '집중' [제지업 생존전략]②250억 현금 유입, 익산공장 증설·금전신탁 매수 등 활용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05 08:27:40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보판지가 지난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며 25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삼보판지는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생산설비 효율성을 제고하거나 이자 수익을 얻기 위해 단기금융상품을 사들이는 데 주력했다. 만기가 1년내 도래하는 차입금을 관리하는 데에도 일부 자금이 투입됐다.

삼보판지의 사업부는 △골판지원지 △골판지 및 골판지상자 등 크게 두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자회사인 고려제지가 골심지, 크라프트라이너지(표면지) 등의 원지를 생산하면 본사와 삼화판지, 한청판지 등 3곳에서 이를 활용해 골판지, 골판지상자 등을 만드는 구조다.

삼보판지는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808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두 수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250억원대를 기록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처음으로 14%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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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골판지상자 부문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골판지·골판지상자 부문은 지난 상반기 11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919억원)보다 26%가량 늘어난 수치다.

농·수산물 포장, 전자상거래 증가 등으로 골판지상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황을 맞았다. 지난 상반기 삼보판지는 약 2억3164만㎡의 골판지·골판지상자를 판매했다. 2017년 상반기(1억8289만㎡)보다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포장용 완충제품이 스티로폼에서 골판지상자로 대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년 전만 해도 70% 중반대였던 생산공장 가동률은 올 들어 80%를 넘어섰다.

삼보판지 관계자는 "당사가 만드는 골판지상자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환경친화적 제품으로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물품 인도 후 현금으로 거래대금을 수령하는 비중이 약 97%"라고 말했다.

폐지가격 하락 등으로 원가부담이 줄어든 것도 주효했다. 2013년만 해도 톤당 10만원대였던 국내 폐지가격은 공급과잉으로 최근 5만~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폐지 수입을 금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보판지는 폐지의 96%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어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편이다.

원가부담은 줄어든 데 반해 제품 판매가격이 인상된 것 역시 실적 개선을 거들었다. 2016년만 해도 골판지원단의 내수가격은 1㎡당 389원이었다. 이후 2017년 461원, 올해 496원까지 상승했다. 2016년 500원에 못 미쳤던 골판지상자 가격도 지난해 527원, 올해 593원으로 매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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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덕분에 현금창출력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 상반기 삼보판지는 251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250억원 이상의 현금흐름을 확보한 적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데에는 순이익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 상반기 3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올 들어 209억원으로 7배가량 늘었다.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수요 부진으로 재고자산이 71억원가량 증가했지만 올해는 16억원가량 감소했다.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삼보판지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기업은행, 신한은행, 씨티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한 자금 중 1160억원가량을 갚았다. 덕분에 삼보판지의 총차입금은 2017년말 1357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132억원으로 줄었다. 2008년 이후 최저치다. 그 중에서도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1024억원에서 77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71%에서 59%로 하락했다.

삼보판지는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생산설비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추진했다. 연내에 전라북도 익산공장을 증설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보판지는 연 5300㎡의 익산공장 생산능력을 연 9930㎡로 늘리는 데 총 4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사용된 자금은 약 70억원이다.

불확실한 영업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자산에 유동성을 묶어두는 전략도 취했다. 삼보판지는 지난 상반기 창출된 현금 가운데 140억원을 금전신탁,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입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일정한 이자 수익을 보장받으면서도 운용 기간이 짧고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삼보판지의 현금성자산은 2017년 말 121억원에서 지난 6월 말 274억원으로 2배이상 늘었다. 기타 지출 항목 등에 투입되고 남은 현금 13억원은 내부 곳간에 그대로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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