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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심사역' 등용문, 인재들이 모인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성공 DNA]⑤최고참 '김동엽·황만순' 중심 인력풀, 성과보상·분업화·집중화로 유인

정강훈 기자공개 2018-10-31 08:21:59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벤처펀드 운용자산(AUM) 1조원을 넘어섰으며 해외펀드·PEF를 포함한 AUM은 올해 3조원을 웃돈다. 국내 시장을 제패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에 이어 미국·싱가포르·이스라엘 진출을 선언했다. 진정한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성공 비결과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0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인력 확보'다. 대부분의 투자 심사는 인적 네트워크에서 출발한다. 우수한 인력이 벤처캐피탈의 핵심 경쟁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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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새 운용사와 펀드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심사역 이동이 활발해졌다. 내로라 하는 대형사 중에서도 지속적인 심사역 유출로 시름하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각 하우스는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내부 인력을 지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심사역들은 성과 보상 시스템과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중시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이러한 심사역들의 특성을 파악해 여러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투자 성과에 확실한 동기 부여를 만들고, 심사역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 자연스럽게 투자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한투파의 투자본부는 최고참급인 김동엽, 황만순 상무 등을 필두로 중진급들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신진 심사역들을 지속적으로 보강하며 두터운 인력 풀을 갖췄다. 내부적으로 투자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가운데 심사역이 외부로 이탈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 자연스럽게 스타 심사역들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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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한투파 상무(왼쪽)·황만순 한투파 상무(오른쪽)>

◇ '인센티브 80%' 업계 최고수준...동기부여 확실

심사역들이 퇴사하는 주된 이유를 보면 인센티브 문제나 경직된 투자 심사 시스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한투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갖추면서 심사역들에게 확실하게 동기를 부여한다. 2016년 이후 결성한 펀드에 대해서 성과보수 중 최고 80%를 조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키로 했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30~50%를 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벤처캐피탈의 일반적인 수익 구조를 보면, 조합 관리보수로 회사 운영비용을 충당하고 성과보수로 영업이익을 노리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에서 성과보수의 절반 이상을 운용역에게 준다는 것은 회사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킨다.

그러나 한투파는 수익 구조가 다른 회사와 다르기 때문에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할 수 있었다. 한투파의 펀드는 GP커밋과 계열사의 출자를 포함하면 30~40%를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출자한다. 펀드의 초과수익을 조합원으로서 충분히 배분받기 때문에, GP 몫의 성과보수는 심사역들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런 인센티브 비율은 한투파가 건의한 수준보다 오히려 금융지주 측에서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하면서 대폭 상향됐다. 펀드의 핵심 출자자(LP)이기도 한 금융지주는 운용역들의 동기를 극대화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자 인센티브 제도를 파격적으로 개선했다.

게다가 조합 관리보수 중에서도 일정 부분을 직원들의 인센티브로 전환했다. 최근 몇년새 운용자산이 급격히 늘면서 관리비를 훌쩍 넘는 관리보수를 벌어들이고 있다. 관리보수만으로도 충분히 흑자 경영이 가능해지자 수익 중 일부를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의욕을 고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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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계화된 지원 시스템, 심사역들의 업무 부담↓

한투파는 분업을 통해 심사역들이 투자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우선 펀드레이징 관련 업무를 지원본부에서 전담하고 있다. 펀드레이징이 진행될 되면 펀드에 참여하는 심사역들은 제안서 작성, LP 모집 등의 업무에 상당한 시간을 뺐기기 마련이다. 한투파는 조합 결성과 관리 등을 지원본부에 일임하면서 심사역들은 일년내내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지원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투파는 변호사 및 공인회계사를 각각 4명씩 두고 있어 법률 및 회계실사에 대한 확실한 지원 업무가 수행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해외에 나가 현지 업체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리스크 관리실과 컴플라이언스실에서 업무를 지원하기 때문에 심사역은 기술에 대한 판단만 내리면 투자 심사가 가능하다. 이런 체계화된 지원 시스템은 한투파가 공격적으로 해외 현지 투자에 나설 수 있게된 비결 중 하나다.

심사역 간에 공동 투자 심사가 많은 것도 한투파의 특징이다. 벤처캐피탈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심사역들은 의사결정의 복잡함이나 성과보수 배분 등의 문제로 공동 심사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이 때문에 공동 심사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형식상인 경우가 많다.

반면 한투파는 내부적으로 공동 심사 문화가 정착되면서 올해 투자 중 90% 이상이 공동 심사로 진행됐다. 심사역들이 발굴한 투자 건을 동료들과 함께 검토하면서 보다 정교한 투자업체 선별이 가능해졌다. 각자 다른 경험과 역량을 가진 심사역들이 의기투합하면서 다각도로 산업과 기술을 분석하게 되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뛰어난 투자 성과가 나타나게 됐다.

한투파는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 체계와 심사역들이 공격적으로 딜을 발굴 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심사역들 입장에선 다른 과외 업무없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회사에 대한 기여는 인센티브로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는 여건이다. 투자 잘하는 심사역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자 투자본부는 스타 심사역들을 꾸준히 길러내는 성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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