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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운용, 판매사 6곳이 주주...시너지는 '글쎄' [지배구조 분석] ② 계열사·은행 판매 비중 미미…상품 협의 흐지부지, 중장기 공략 방침

서정은 기자공개 2018-12-10 11:06:29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7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의 지분은 총 6곳의 금융사가 나눠갖고 있다. 계열 증권사인 DB금융투자가 과반을, 나머지를 국내 시중은행 5곳이 보유 중이다. 운용사에게 '슈퍼 갑(甲)'으로 불리는 판매사들을 배경으로 가진 셈이다.

아쉽게도 DB자산운용은 이같은 이점을 활용하지는 못하는 듯 보인다. DB자산운용의 펀드 판매사에서 6개 주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를 합쳐 15% 내외에 그친다. '계열사에 기대지 말고 독자생존하라'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지론을 따랐다는 설명이지만, 이들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옥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DB운용, 흐지부지된 계열사 협업… '독자생존' 선택

지난 3분기 말 DB자산운용의 영업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최대주주는 DB금융투자로 총 55.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시중은행 5곳이 주요주주로 등재돼있다. 신한은행(14%), 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각 9%), 부산은행(6.7%), 우리은행(6%) 순이다.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DB자산운용은 주요 주주들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아 보인다. 금융상품을 만드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펀드를 판매해줄 창구를 얼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갈리기 때문이다. 판매사와 운용사를 두고 '갑을관계'로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상을 보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DB자산운용의 펀드 판매회사 현황을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15.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2%대에서 매년 야금야금 상승해오고 있다.

최대주주인 DB금융투자의 경우 13.24%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권에 속하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2014년 말 26.76%에 달하던 DB금융투자 비중은 2015년 22.31%에서 2016년 12.72%으로 내려온 뒤 10%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DB금융투자에서도 계열사인만큼 상품을 팔고 있지만 판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과거에는 상품 기획 측면에서 협업해왔지만 실효성을 크게 보지 못해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의 경우 전국 영업점이 28개로 대형사들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DB금융투자의 총 펀드 판매에서 DB자산운용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미미하다. 지난 3분기 DB자산운용의 비중은 2.95%로 전체 업권 평균치인 17.15%에 한참 못미친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계열사이기 때문에 협업할 부분이 있다면 할 수 있다"면서도 "양사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별도 조직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계열 보험사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다. 9월 말 DB자산운용의 일임재산 현황을 보면 보험특별계정 자산은 1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이나 한화자산운용이 계열 보험사 자금을 통해 몸집을 키웠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DB자산운용이 보험사 자금을 별도로 관리하는 LDI본부를 두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전체 13조원 내외의 자금 중 계열 보험사 자금은 1조원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김준기 전 회장의 뜻에 따라 판매사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DB운용
< 기준 시점 : 9월 말, 자료 = 금융투자협회>

◇ '주요주주' 은행 5곳 판매 비중 각 1% 남짓, "은행과 시너지 모색할 것"

계열사 뿐 아니라 주주로 등재된 시중은행 5곳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펀드판매회사 현황을 보면 은행권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이 4.98%로 그나마 가장 많다. 정작 DB자산운용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우리은행 등은 0~2%대에 그친다. 개별회사별로 보면 부산은행이 0.16%로 가장 낮고, KEB하나은행이 2.26%로 가장 높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금융그룹 내 운용사를 별도로 두고 있는만큼 DB자산운용과의 교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특별히 DB자산운용과 협업할 부분이 없다"며 "타사와 지분을 비등하게 나누고 있어 적극적으로 교류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D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은행권의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B자산운용은 2012년 ETF 시장에 진출한 뒤 현재까지 △마이티코스피고배당 △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 △마이티코스피100 등 총 3개의 상품을 내는데 그쳤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ETF 신탁을 취급하면서 계열 운용사들의 ETF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며 "DB자산운용의 경우 ETF 상위 사업자가 아닌데다 이렇다할 캡티브 마켓이 없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DB자산운용은 중장기적으로 주주인 은행권과 시너지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2022년까지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을 25%까지 줄여야하기 때문에, 주주인 시중은행들의 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은행권을 공략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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