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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차이나 '인도'서 역대급 성장세 [LG전자 해외법인 점검]⑥순이익·재무구조 개선 뚜렷…관세 인상시 '오히려 반사익'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8-12-14 08:31:2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1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새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신흥시장은 바로 '인도'다. 경영환경 악화로 탈중국을 선언한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 노이다 신공장을 준공했고, 현대차는 인도에서 3년 연속 5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제조업체 외에도 IT 부문 등 다양한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장기 성장성이 그만큼 높다는 관측에 따라서다.

LG전자 해외 판매법인 중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순이익을 안겨준 곳도 다름 아닌 인도법인이었다. LG전자가 글로벌 각지에 별도로 설립해둔 법인들의 수익을 국가별로 합산해 보면 중국법인 수익이 단연 앞선다. 하지만 단일 판매법인으로만 보면 인도가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줬다. 인도법인은 앞으로도 LG전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 인도 생산·판매 법인(LG Electronics India Pvt, LGEIL)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997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이익(2004억원) 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준이나, 이 기간 LG전자 해외 판매법인들이 기록한 수익과 비교해볼 때 가장 높은 수준의 순이익이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재무구조가 전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올 9월 말 연결기준 LGEIL의 자산총계는 1조818억원, 부채총계는 5022억원으로 86.7%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부채비율이 151.8%대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재무구조 개선 양상이 급속도로 나타났다.

LGEIL의 재무구조 개선은 모기업 LG전자의 추가 자금 지원에 따라 이뤄진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 그만큼 높은 수준의 순이익을 이어갔고, 이를 기반으로 유입된 자금을 차입금 감축에 지속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채가 전년 동기 대비 1300억원 가깝게 줄었다는 점을 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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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건 이미 오래전 시장에 진출해 성장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온 덕분이다. 1997년 인도에 첫 진출한 LG전자는 이후 노이다와 푸네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20여년 동안 운영을 이어왔다. 인도 공장은 냉장고와 에어컨 등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기 전 반제품으로 볼 수 있는 TV 오픈셀 생산도 시작했다.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하며 판매까지 동시에 관리하고 있는 곳이 바로 LGEIL이다.

현지 시장을 오랜 기간 동안 공략한 덕분에 LG전자는 인도 가전 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은 각각 30%, 20%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또 정수기 판매율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장기간 펼친 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인도 시장 소비자 브랜드 선호도 조사 1위 기업으로 지속해 뽑히기도 했다.

LG전자는 과거 이어온 성장세를 밑바탕으로 삼아 인도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중국 시장의 경영환경 악화 추세를 볼 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시장은 인도란 판단을 내려둔 상태다. 난국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부문까지 만약 성장세를 보일 경우 인도는 LG전자에게 북미와 중국 뒤를 잇는 글로벌 거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시장 일각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LG전자 인도법인 수익성이 꺾일 것이란 우려 섞인 관측도 있다. 다름 아닌 관세 문제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수입산 소비재 관세를 인상하려는 조짐을 최근 보이고 있다. 인도 정부가 고려 중인 관세 인상 대상 품목은 세탁기, 냉장고, TV 등 생활필수 소비재다. 모두 LG전자가 현지에서 주력하는 상품인 만큼 관세 인상시 수익 약화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수익성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오히려 반사이익이 클 것이란 정반대 분석마저 나온다. 현지 생산물량을 늘리게 되면 관세로 인한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수입산 제품에 관세 부과시 현지 생산물량을 늘리고 동시에 가격 인상 대응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인도에 공장을 이미 설립해 둔 업체에게는 보다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는 셈이다.

북미 시장이 좋은 예다. 미국은 올해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LG전자는 세탁기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한편 테네시주 공장 가동 시점을 올해 말로 앞당겨 현지 생산물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세이프가드가 종료되면 이전보다 오히려 이익을 크게 낼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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