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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발전채, 거세진 수요예측 요구 [Adieu 2018]IB 출혈경쟁에 가격왜곡 등 고질적 병폐…일괄신고제 개선 움직임

김시목 기자공개 2018-12-14 14:13:57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은 발전 자회사 일괄신고채의 고질적 병폐와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해였다. 불투명한 입찰 방식, 비정상적 가격 결정, 수수료 녹이기 등 해묵은 관행들이 모두 재연됐다. 특히 IB 간 선두권 싸움이 격화한 연말에 출혈 경쟁이 더욱 두드러졌다. 금리 욕심에 발행사는 일괄신고채를 악용했고, 주관실적이 시급한 IB가 보조를 맞췄다.

사실 발전 자회사들의 일괄신고채 문제는 어제, 오늘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현장의 문제제기와 금융당국의 자정노력 주문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11월 기록한 국고채 수준의 비정상적 발전채 금리는 더이상 변화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방증이었다.

2019년 화두 중 하나는 발전 자회사들의 채권 발행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될 지 여부다. 당장은 현장 조사를 끝낸 금융당국이 일괄신고제를 칼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필요성이나 공감대가 충분한 만큼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 일괄신고제 악용, '가격 왜곡' 등 병폐 반복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한수원, 한국중부·남부·서부·동서·남동) 6곳은 올해 4조 3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시장 '빅 이슈어'인 SK그룹(6조 857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해 조달을 완료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이어진 발전 자회사 일괄신고채의 병폐는 그대로였다. 서면 및 전자 입찰 과정에서 금리 만으로 주관사 자격을 부여하는 관행은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공정한 시장 가격과는 거리가 먼 금리가 책정됐다. IB들의 수수료 녹이기는 여전했다.

11월 서부발전(500억원)과 동서발전(1000억원)이 발행한 3년물 회사채에서 '국고채+1bp'란 비정상적 가격이 책정됐다. 발행사의 금리 욕심에 증권사 IB는 동조했다. 시장 가격과는 동떨어진 금리 제시로 손실을 감내하면서 실적을 따냈다.

일괄신고제도는 회사채 발행이 빈번한 기업의 조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1년 회사채 발행 이력, 감사보고서 제출 등의 일정 요건만 갖추면 가능했다. 하지만 가격 왜곡, 수수료 녹이기 등의 병폐는 2012년 수요예측 시행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다.

IB 관계자는 "매년 발전 자회사 채권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다 당국의 엄포로 사그라드는가 싶다가 재부각하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쯤되면 발행사나 주관사 모두 분위기를 보면서 일괄신고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 수요예측 가능성 확산, 2019년 변곡점?

일괄신고채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내년이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IB를 중심으로 수요예측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일괄신고제 대상 기업엔 힘들지만 일부에 한해 수요예측 지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만큼은 발전 자회사의 일괄신고채 조달 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월 금융당국이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채권가격 왜곡을 둘러싼 현장조사를 실시한 점 역시 사전 조치로 분석된다.

IB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선 발전 자회사 채권의 수요예측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된 분위기"라며 "수요예측을 도입하는 부분은 금융투자협회 규정만 손보면 되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변곡점이 될 만한 결단을 내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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