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르노삼성, 르노-닛산 신경전…2조 '닛산 일감' 촉각 내년 9월 '로그' 위탁생산 계약 연장 불투명…사측 "와해 가능성 낮아"

방글아 기자공개 2018-12-14 14:21: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가 카를로스 곤 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양사 간 신경전으로 와해 위기에 놓여 있다. 얼라이언스 체제 하에서 닛산 일감으로 매년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르노삼성자동차에도 직격탄이 있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3년 8월 닛산과 체결한 북미 수출용 로그 위탁 생산을 위해 닛산 계열사들과 거래하며 연간 1조5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보고 있다. 오는 9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재갱신하거나 대체할 신규 일감을 구해야 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르노는 13일(현지 시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 최고결정자인 카를라스 곤 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곤 회장이 지난달 19일 탈세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돼 지난 10일 재판에 넘겨진 데 따른 것이다.

동맹 관계인 닛산은 이미 곤 회장을 해임했다. 닛산은 곤 회장의 탈세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일본 사정당국에 건네며 사실상 체포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르노는 곤 회장의 해임을 보류하고, 최대한 보호하는 분위기다.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양사 간 신경전은 더 거세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르노는 이사회를 앞두고 닛산 측에 이사회 멤버들과 접촉을 금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간 신뢰 문제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에 따라 르노의 종속회사인 르노삼성에도 위기가 감돌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사내 중앙연구소에서 닛산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을만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의 직접 영향권 하에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체제에서 2013년 닛산의 일감을 수주, 닛산에 매년 일정의 기술사용료와 함께 연구비를 지급하면서 차량 부품을 매입해 이를 완성차로 제조해 되파는 방식으로 매년 1조5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보고 있다. 거래 상대방은 닛산 일본 본사, 북미·멕시코·중국법인, 자회사 자트코(JATCO)다.

르노-닛산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중 닛산 북미법인에서만 흑자를 보고 있는데 그 규모가 2조원을 웃돈다. 지난해는 닛산 계열사를 상대로 총 2조252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중 대부분(96.8%)이 닛산 북미법인(2조1809억원)에서 나왔다. 지난해 북미 시장에 로그 12만3202대를 수출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닛산 로그가 북미 수출용으로 제작돼 판매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닛산 계열사들에 기대 벌어들일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11월 현재까지 전년동기(10만9696대) 대비 91.2% 수준인 로그 10만68대를 닛산 북미법인에 수출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닛산 본사와 거래를 통해서도 매출 705억2721만원(3.1%)을 기록했다. 부품을 판매하고, 연구 용역을 수행하는 것으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다만 거래 수지는 적자다. 부품 판매액(688억5511만원) 보다 구입액(3088억7926만원)이 훨씬 많고, 기술사용료와 연구비 등으로 23억3638만원을 지불했다.

닛산 중국법인과 자트코로부터는 매출 없이 매입만하고 있다. 닛산 트레이딩과 멕시코법인을 통한 매출액은 각각 5억7421만원, 2억963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북미 시장에서 닛산 로그가 잘 팔리는 만큼 르노삼성자동차가 이익을 보는 사업구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체 거래(매출·입) 규모가 15.7% 줄었다. 닛산 본사와 자트코와 거래 규모는 각각 9.4%, 4.5% 증가했지만 가장 큰 거래 상대인 북미법인과 거래액이 12.0% 줄어든 것이 주효한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내년 9월 만료되는 닛산 로그 위탁 생산 계약이 르노삼성자동차의 매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닛산 로그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로그를 12만2542대 생산했다. 르노 브랜드인 QM 시리즈를 통튼 전체 생산량(26만4037대) 대비 46.41% 수준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생산공백에 대비해 로그 위탁 생산 재갱신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당장은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의 생산라인을 내년 1분기 부산공장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부산시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는 연간 5000대 안팎으로, 로그 생산중단에 따른 감소분을 메우는 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부산공장이 얼라이언스 체제 전 세계 생산기지와 비교해 생산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일감을 따오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 해제 위기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운영된 체제가 당장 몇 가지 문제로 와해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톱레벨의 의사결정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