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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광주신세계 상폐요구, 정용진 회장 명분주나 광주신세계 주주 불만 최소화 방안..시장의 목소리 '설득력'

이효범 기자공개 2019-01-15 10:25:5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4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광주신세계에게 자진 상장폐지를 제안하면서 최대주주 정용진 부회장에게 엑시트를 위한 명분을 제공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정 부회장이 이마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광주신세계 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활용 방안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주요주주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 부회장이 엑시트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모양새다.

KB자산운용이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은 정 부회장이 엑시트를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정 부회장은 배당을 통해 광주신세계에 쌓여있는 잉여금 회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광주신세계는 작년 9월말 이익잉여금 5883억원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주주들에게 각각 20억원씩 배당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광주신세계가 향후 배당을 대폭 늘리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와 별개로 광주신세계만 주주들에게 배당을 대폭 늘릴 경우 정 부회장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급하기 위한 배당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광주신세계와 동일하게 백화점 사업을 벌이는 신세계는 앞으로도 투자를 늘려야 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다. 시장에서는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으로 굳어진 분리 경영 구도를 위해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을 신세계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최근 광주신세계의 마트사업부문을 이마트에 넘긴 것도 이같은 경영구도를 염두에 둔 정지작업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 경우 신세계와 광주신세계가 모두 상장사라는 점에서 매매가 산정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수 있다. 광주신세계와 신세계 주주들은 서로 이해상충 관계이기 때문이다. 매각가격이 높을수록 광주신세계 주주들에게, 매각가가 낮을수록 신세계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래로 비춰질 수 있다. 어느 한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모비스를 모듈과 A/S사업부문으로 분리하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이를 그룹의 지배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사들이 합병비율에 반대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정 부회장의 엑시트를 위해서는 광주신세계의 자진 상폐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공개매수 한다는 점에서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이다. 더욱이 광주신세계의 주가가 과거에 비해 낮은 상태라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계산이다.

광주신세계 주가는 2013년 이후 우상향하다 2015년 5월 22일 기준 장중 38만4500원으로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찍었다.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내리막을 걷는 상황이다. 주가는 최근 18만원 안팎에 형성되고 있다.

광주신세계에 오랫동안 투자해왔던 KB자산운용이 이같은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광주신세계가 오너의 이익을 위해 자진상폐를 추진하는게 아니라 시장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 부회장은 엑시트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의 제안은 사실상 시장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광주신세계의 주가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광주 랜드마크 복합시설 건립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상폐가 최대주주 뿐만 아니라 나머지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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