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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냉각 속 커지는 '자문' 영향력 기관, 증시불안 탓 의존성 커져..."'기업가치' 공모가 왜곡 우려"

전경진 기자공개 2019-01-23 09:34:22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1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의 '자문'에 의존하는 중소형 기관들이 늘고 있다. 증시 불안 속에서 공모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자문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공모주 투자 기피로 공모 사이즈가 줄면서 공모가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단 지적이다. 특정 집단의 평가에 의한 공모가격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수요예측 종료 1시간 전 청약 몰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업체 웹케시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은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투자자문업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한 운용사로 한 해 수수료 수익의 10%가량을 공모주 자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또 웹케시에 대해 파인밸류자산운용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수요예측 마지막날 다수의 기관들은 발행사가 제시한 희망 가격 최상단(2만6000원)에서 대거 청약을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종료 1시간을 앞두고는 500곳 이상의 기관투자가들이 한번에 몰린 점이 특히 부각됐다. 웹케시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전체 기관은 846곳이었는데, 이 중 60%가량이 수요예측 종료 직전 청약을 높은 가격으로 넣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요예측 마지막날 기관 참여가 가장 많지만 종료 1시간을 앞두고 파인밸류자산운용사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대거 투자에 참여한 기관들이 많았다"며 "파인밸류자산운용사는 공모주 수익률이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어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자문에 따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에서 청약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 가격대에서 들어온 청약이 전체 95.5%(금액 기준)에 달했다. IPO를 앞두고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웹케시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이는 기관들의 청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단 점에서 호재였다.

◇증시불안 탓 수익률 저하 영향

시장에서는 지난해 공모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입김'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 지수가 지난 10월 이후 급락하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속출한 탓이다.

향후 자문에 의존하는 기관들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증시 불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2500선까지 치솟은 코스피 지수는 21일 2124.61에서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날 695.62로 마감되면서 지난해초 9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공모주 시장 참여가 저조하면서 딜별 공모 규모가 줄어든 점도 자문 의존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웹케시의 경우에도 전체 공모 물량이 97만주로 공모규모는 252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IPO를 진행한 노랑풍선의 경우에도 공모규모는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청약을 앞둔 이노테라피의 공모 규모는 121억원(희망밴드 하단기준)으로 더 작다.

시장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적을 경우 자문을 받은 기관들의 집단 행동으로 공모가 결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에게 기업가치가 평가받기 보단 특정 자산운용사나 자문사의 입김에 가격이 좌우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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