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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사내유보' 남양유업, 기업가치 제고 설득력있나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주가 반토막, 일반주주 배려 없다" 지적…경영권 승계시 세금 폭탄 우려도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13 14:05:43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2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1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잉여금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측은 배당보다는 사내유보금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밝혔지만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주가를 감안하면 대주주를 제외한 일반 주주들에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과도하게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폭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최근 배당을 확대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국민연금이 배당 정책 담당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주주제안에 나서자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사내유보금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53.85%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배당을 확대하면 배당금의 절반 이상은 사실상 오너일가에게 돌아간다. 남양유업은 고배당 정책은 최대주주의 이익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수 있기 때문에 저배당 정책으로 이익금을 사내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내유보금은 회계상으로 '이익잉여금'이라고 불리는 계정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남양유업의 이익잉여금은 9062억원에 이른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배당으로 지급하고 남은 금액이다. 남양유업의 납입자본금이 40억원이고, 자본총계가 8981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회사 설립 이후 배당 등에 자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단 이야기다.

그렇다고 남양유업이 이익잉여금을 현금으로 쌓아둔 건 아니다. 공장 설비투자 등 기업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투자 자금으로 사용됐다. 남양유업의 공장 등 유형자산 규모는 3545억원이다. 1997년 외환위기부터 무차입 경영을 해 온 것이 그 방증이다. 재무구조 건전성도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주가를 감안하면 사내유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회사 측의 설명은 일반 주주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남양유업 주가는 11일 종가기준 63만6000원으로, 2013년 117만5000원에 달했던 최고점 기준 반토막이 났다. 사내유보를 통한 장기투자로 기업가치가 상승했다면 주가도 동반 상승해야 하는데, 최근 주가는 이와 상반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남양유업의 연간 결산 배당총액은 8억원 수준이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00억원에 육박한다. 배당여력을 감안하면 현대 보통주 1주당 1000원인 배당금은 과소하다는 지적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잉여금이 향후 경영권 승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남양유업 주식을 1주도 들고 있지 않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남양유업 지분율이 50%가 넘는 홍 회장의 지분을 증여나 상속받아야 한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상승시킨다. 가업승계나 상속시 기업 주식가치가 올라가 증여세와 상속세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사내유보 투자가 일견 타당한 면이 있지만 기업가치가 주가 흐름과 괴리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배당으로 일반주주를 달래줘야 할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면서 "과도한 이익잉여금은 향후 경영권 승계 시 세금폭탄이 될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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