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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모시는 숨은 효자 '농지연금제도' [WM라운지]

곽재혁 KB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 선임연구위원공개 2019-03-29 08:55:2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7일 10: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들이 같이 살자고 올라 오시라고 카는데 마음이야 고맙지만 한 평생 고향에서 농사만 짓고 살아온 내가 지금 와서 어디로 떠나겠노? 뭐라캐도 여기는 같이 지낸 친구들도 있으니 덜 외롭고…다만 그저 농사 짓는 게 날이 갈수록 힘에 부치니깐 매년 농사 걱정 안하고 생활비 쓰는 거랑 손주들 용돈벌이나 할 수 있으면 좋겠구만"

공업화가 막 시작된, 1970년 전후의 대한민국은 농업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1을 넘었다. 당시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자녀를 위해 우리 부모님들은 아낌없이 소를 팔아 자취방과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 주시고는 했다. 당시 대학은 그렇게 부모님들이 팔아버린 소의 뼈로 쌓은 건물이라는 의미인 '우골탑'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러한 눈물 겨운 교육열에 힘입어 그들의 자녀인 베이비부머들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어느덧 40~50대의 중년이 되어 한국사회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자녀들을 보면서 '세상에 태어나 나의 의무를 다 했다'며 느끼는 뿌듯함도 잠시일 뿐,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유병장수와 고독이라는 노년의 새로운 근심이 부모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길어진 평균수명 때문에 우리 부모님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사시게 되었다. 과거 부모님 이전세대 때만 해도 70세를 넘기 어려웠지만 요새 부모님들은 80세가 기본이고 90세를 넘기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처 예상도, 대비도 없이 인생의 마지막 10~20년을 노후 빈곤에 처하게 되는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증가했지만 실제 건강수명은 그보다 많이 짧다. 통계청의 2016년 생명표를 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살이지만 건강수명은 64.9살로 유병기간이 17.4년인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젊은 시절, 바쁘게 일만 하느라 몸을 혹사하다보니 나이가 들면서 각종 관절질환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부모님들을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농사도 과거에 비해 여의치 않다. 농작물 가격에 비해 비료나 농기계 구입비, 인건비는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농가소득은 1.8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경영비용은 4배 넘게 늘어났다. 또한 2017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 농가 순소득은 1441만원으로 평균소비액 2159만원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이런 상황이라면 농사와 무관하게 부모님의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 가입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농지연금은 한국 농어촌공사에서 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매월 노후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로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과 구조상 유사하다.

일단 신청 년도 말일 기준으로 농지 소유자 본인이 만 65세 이상이고 신청일 기준으로 과거 5년 이상 농사를 지은 경우라면 신청 가능하다. 이 때 담보농지가격은 개별공시지가의 100% 또는 감정평가가격의 90% 중 신청자가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연 2%(고정)와 농업정책자금 적용 이자율(6개월 변동) 둘 중 하나를 선택 가능하다.

농지연금의 장점은 우선 농지연금을 받던 부친이 작고하실 경우 모친이 승계하면 모친께서 살아계신 동안에도 계속해서 농지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신청 당시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이고 연금승계를 선택한 경우에 한한다.

또한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농지를 직접 경작할 수도 있지만 앞서 본 것처럼 몸이 편찮으셔서 농사를 짓기 어려운 경우는 연금수입 외에 농지 임대를 통한 추가수입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연금을 받으시는 부모님들께서 돌아가신 경우에도 담보 농지 처분으로 상환하고 남은 금액이 있으면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하더라도 모자란 금액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농지연금 수령방식은 크게 종신형과 기간형이 있는데 종신형은 사망시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며, 기간형은 설정 기간동안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이외에 기간별 수령액에 따라 초기에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하는 전후후박형과 필요금액을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일시인출형도 선택할 수 있다. 예상연금 조회 등 자세한 사항은 농지연금 고객상담전화(1577-7770)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곽재혁 KB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 선임연구위원

KB국민은행 IPS본부 투자솔루션부
투자자산운용사, 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FP협회 저널 편집위원
저서 : 4차산업혁명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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