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 부회장 "조정호 회장, 한진 관심 없다" 투자 가치 없고, 오너가 불화 여전…KCGI측과 논의한 바 없어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11 10:15:1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이 이를 인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에 파다하다. 고 조양호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와 손잡고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와 부친이 창업한 한진그룹에 영향력을 넓히고자 한다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한 실정이다.메리츠금융그룹 측은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회장 개인적으로나 그룹 입장에서나 한진그룹 지분 매입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10일 더벨과의 전화에서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지분에 메리츠금융그룹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장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김 부회장은 "한진그룹 지분 관련 논의를 위해 KCGI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라며 "한진그룹 지분 매입 등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은 그 어떠한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와 2000년부터 알고 지냈고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인물이었지만 그와 안면이 있고 왕래가 있다는 것만으로 한진그룹 매입건을 검토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조정호 회장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 부회장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조정호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김 부회장 외에도 조정호 회장의 의중이나 그룹 사정에 밝은 메리츠금융그룹 내부 관계자들 역시 그룹차원에서나 조정호 회장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한진그룹 지분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한진그룹이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라는 질문에서부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ROE 10%대를 거둘 정도로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 역시 내부수익률(IRR) 5% 이상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한진그룹의 경우 실적 변동성이 크고 심지어 적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 논할 수 있는 딜(Deal)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정호 회장 역시 같은 견해라고 전했다.
조정호 회장과 한진그룹 오너가(家)의 관계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정호 회장은 조카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소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원태 사장 등도 역시 작은아버지인 조정호 회장을 찾거나 논의하려는 시도 등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정호 회장이 먼저 나서서 백기사 역할을 자처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조정호 회장은 조양호 회장 자녀들과 왕래가 전혀 없는 상황이고 조카들이 먼저 손을 내민 것도 아닌데 굳이 나설 이유가 있겠냐"라며 "그룹 차원에서나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한진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창업주인 부친의 유지를 받드는 차원에서 지분 매입을 고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에 대해 내부 관계자들은 조정호 회장의 '상속 문제'를 꺼냈다. 조정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분도 상속이나 증여가 준비되지 않은 실정인데 한진그룹 지분까지 인수할 여력이 되겠냐는 얘기다.
또다른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자녀들에게 증여나 상속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진그룹 지분까지 인수하면 나중에 상속세 등을 어떻게 감당하겠나"며 "개인적으로 사재 출연을 해서 한진그룹 지분을 매입한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 역시 메리츠금융그룹과의 밀월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성부 대표는 "KCGI와 메리츠 관계자가 만난 적은 전혀 없다"라며 "말도 안되는 루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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