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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시스템, 美 헤지펀드 투자로 '노하우' 스터디 [행동주의 헤지펀드 분석]①'엘리엇·서드포인트'에 투자 타진, 외국계 헤지펀드 연대 계획

최필우 기자공개 2019-04-22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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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히 조성돼 있다. 덩치가 크지 않지만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도 액티비스트(Activist)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의 운용철학과 전략, 핵심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국내 헤지펀드 중 후발주자에 속한다. 선두주자와 차별화를 위해 펀드 자산의 절반을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재간접투자하고 운용 노하우를 습득할 계획이다. 아울러 외국계 헤지펀드와 연대를 맺어 국내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펀드오브펀드' 구조로 리스크헤지, 선진 행동주의 스터디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올초 '밸류시스템 기업지배구조개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과 '밸류시스템 액트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설정했다. 두 펀드의 설정액은 총 555억원이다. 지난해말 기준 펀드 설정액과 일임 계약고가 각각 1671억원, 2066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기존 운용자산의 15%를 단숨에 모은 셈이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에 공감해 온 고객들의 자금이 추가로 모인 결과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펀드 설정 후 세달이 지났지만 아직 운용을 시작하지 않았다.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주총 시즌을 빈손으로 보낸 것이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자체적으로 타깃을 선정하기에 앞서 운용 자산의 절반을 활용해 펀드오브펀드 구조를 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대표주자 앨리엇, 서드포인트와 재간접투자를 논의하는 컨퍼런스 콜을 가졌다. 재간접투자 대상이 확정되면 자체 운용 자금을 추가적으로 모을 계획이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재간접투자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참고 사례가 부족해 '본고장' 미국 펀드의 운용 기법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헤지펀드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가 보편적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재간접투자 방침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재간접 구조를 취하면 분산 투자로 리스크 헤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행동주의 헤지펀드 설정 규모는 다수 기업의 유의미한 의결권을 확보하기에 턱없이 작다. 시총 규모가 작은 편인 코스닥 상장사로 투자 대상을 제한해도 1~3개 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데 자금을 집중해야 한다. 한번의 주주제안 실패가 펀드 수익률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재간접투자로 투자 대상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양기정 밸류시스템자산운용 대표는 "행동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선발주자 노하우 습득과 리스크헤지를 위해 펀드오브펀드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외형이 작아 투자기업 수가 제한된다는 한계를 극복하는 게 첫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중소형주 주타깃…상반기 美 헤지펀드와 연대구축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당분간 피투자기업을 중소형주로 한정짓기로 했다. 중소형 헤지펀드가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지분율을 확보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가총액 1000억~2000억원 수준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투자 유니버스에 포함돼 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이중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고 업계 평판이 나쁜 저평가 기업을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피투자기업 대주주와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다기보다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우호 관계를 지향한다. 주주서한도 비공개로 발송하고 이후 대주주 반응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할 방침이다.

양 대표는 "상장사 오너 2~3세가 지배구조 개선과 주가 부양 방안을 먼저 문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며 "방법이 다를 뿐 저평가 상태 해소를 원치 않는 주주는 없기 때문에 무조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접촉 중인 헤지펀드 운용사와 상반기 안에 제휴를 체결하는 게 목표다. 외국계 헤지펀드와 연대하면 피투자기업 수를 늘리고 지분을 넉넉히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대를 통한 자금력 확보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와 리서치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외국계 헤지펀드를 설득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글로벌 5위권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제휴를 추진 중"이라며 "연대가 구축되면 본격적으로 펀드 외형을 키우고 피투자기업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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